[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으로 공급한 침실 두 개짜리 신축 빌라에 살던 A씨. 최근 서울시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통해 공급하는 지하철 5호선 화곡역 인근 역세권 청년주택 전용 39㎡ 입주자로 당첨돼 이사하기로 결심했다. 1.5룸으로 기존 주택보다 규모는 작지만, 월 임대료와 보증금이 저렴해 집을 옮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역세권 청년주택 입주를 앞두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던 중 SH공사 직원으로부터 “혹시 관리비가 얼마인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황한 A씨가 “네?”라고 되묻자, 직원은 “관리비가 20만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A씨가 매입임대주택 관리비로 약 3만원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7배 정도 높다.
A씨는 이 같은 경험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그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보증금은 저렴한데 관리비만 20만원에 다른 비용까지 포함하면 매달 주거비용이 지금보다 훨씬 더 들어가는 셈”이라며 “역세권 청년주택에 낚였다”라고 토로했다.
A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1.5룸짜리 방이라면서 무슨30평대 아파트랑 맞먹는 관리비가 나오냐, 너무 비싸다”는 분위기다. 특히 역세권 청년주택 거주 경험이 있는 청년들은 “나도 역세권 청년주택 1.5룸 사는데, 관리비 17만원 내고 지낸다”, “관리비가 비싸서 역세권 청년주택 퇴거했다. 관리도 제대로 안된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정말 A씨 주장대로 역세권 청년주택 39㎡ 입주자에게 부과되는 관리비 20만원은 ‘폭탄’ 수준으로 비싼 걸까. 서울시 청년주택계획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급한 역세권 청년주택 평균 관리비는 ㎡당 3800원 수준이다. 즉 39㎡ 기준으로 15만원 정도 나온다”며 “A씨가 입주할 화곡역 사업지의 경우 평균보다 관리비가 다소 높지만 과도한 금액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역세권 청년주택은 오피스텔로 짓기 때문에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관리비를 산정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 23조에 따르면 관리비 항목은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유지비 ▲난방비 ▲급탕비 ▲수선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포함한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경우 서울시와 SH공사가 공급하지만 관리 업무는 민간 업체에게 위탁하다. 법에 따라 관리비를 책정하기 때문에 민간 업체가 임의로 관리비를 더 걷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역세권 청년주택은 단지별로 관리비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전체 가구 수, 가구당 주택 면적, 커뮤니티 시설 등 공용 공간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 실제로 1086가구 대단지 역세권 청년주택인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의 경우 관리비가 가구당 월 1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A씨가 입주할 화곡역 역세권 청년주택의 경우 총 82가구다. 단지가 작아 가구당 관리비 증가 요인이 있는데다 39㎡는 역세권 청년주택 중 비교적 넓은 편이어서 관리비가 20만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청년주택계획팀 관계자는 “다만 화곡역 역세권 청년주택이 신축이어서 월 20만원이라는 금액이 정확한 관리비는 아닐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입주 후 관리비를 항목별로 확인한 결과 비용이 과도하게 책정되는 등 이상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의제기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주거비를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임대주택을 선택한 청년들 입장은 다르다. “역세권 청년주택 등 임대주택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때, 기본적인 보증금과 월세 뿐 아니라 관리비도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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