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매일 폭약 펑펑…집앞 재건축 공사에 우리가 죽을 판"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6.08 11:29 수정 2022.06.08 14:24
[땅집고] 서울 은평구 역촌1구역 인근 '역촌센트레빌'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에 금이 가 있다. 입주민들은 역촌1구역 발파 공사 때문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집 앞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하루종일 폭약이 쾅쾅 울리는 바람에, 지하주차장에 금까지 갔습니다. 새 아파트 짓는 과정에서 주변 아파트 입주민들은 죽어도 상관 없다는 건지….”

서울 은평구 역촌1구역 재건축 현장.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도보 15분 거리로, 서쪽에 209m 높이인 야트막한 봉산을 끼고 있다. 동부건설이 지하 3층~지상 20층, 8개동, 총 752가구 규모 아파트 ‘센트레빌 파크 프레스티지’를 짓는다.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땅집고] 서울 은평구 '역촌센트레빌' 거실창에서 내려다본 역촌1구역 재건축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서울 은평구 역촌1구역 재건축 현장과 맞붙은 '역촌센트레빌' 아파트 입주민들이 동부건설이 진행하는 역촌1구역 발파 공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지은 기자


그런데 최근 역촌1구역 인근 ‘역촌센트레빌’(2011년·400가구) 아파트 주민들이 “동부건설이 재건축 공사 과정에서 폭약을 터트리는 바람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주장하고 있다. 통상적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이 현장은 소음이 유독 심각하다는 것이 공사 현장 주변 주민들의 주장이다. 소음이 심각한 것은 지반 공사 중 발견된 암반 영향이다. 역촌1구역은 지하 3층 깊이까지 땅을 파내려가야 하는데, 지하 2층 지점에서 암반이 발견돼 이를 제거하기 위한 발파 공사가 이어져 진동·소음·먼지가 심각하다는 것.

특히 역촌1구역과 인접해 있는 역촌센트레빌 106동 입주민들은 각 세대 내부 화장실 벽에 금이 가고, 발파 폭발음이 울릴 때마다 벽에 걸어둔 액자가 바닥에 떨어질 정도라고 주장한다. 입주민들이 제시한 사진에선 지하주차장 바닥이 금이 가 있는 상태다. ‘역촌센트레빌’ 입주민 A씨는 “아파트 내부 화장실 같은 곳에서도 공사 이후 최근 균열이 생기고 있어, 새로운 균열이 생길 때마다 날짜를 적어 표시해두고 있다”며 “은평구청과 동부건설이 재건축 현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 안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역촌센트레빌' 입주민이 역촌1구역 폭약 발파 후 화장실 타일에 금이 간 곳을 표시해뒀다. /온라인 커뮤니티


동부건설에 따르면 역촌1구역 암반을 제거하기 위한 발파는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3~5분에 한 번씩 진행한다. 매일 20~30회 정도 된다. 이에 대해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동부건설 측을 찾았다.

김정한 동부건설 역촌1구역 재건축 관리팀장은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입주민들이 구청과 경찰서에 민원을 다수 접수해 현재 (역촌센트레빌) 최인접 구간에 대한 공사는 중단한 상태다. 앞으로 미진동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발파 전과 발파 후 진동·소음·균열 정도를 계측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장 주변 30~40년 된 노후 빌라와 단독주택도 계측한 결과 균열 등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동부건설은 암반을 제거할 때 발파 공사가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공법이라고 설명한다. /동부건설 제공


동부건설은 폭약 발파로 인한 소음·진동에 불편을 느끼는 ‘역촌센트레빌’ 입주민들 입장은 이해하지만, 발파 자체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공법이라고 주장한다. 암반이 나올 경우 파쇄 기계인 ‘브레이커’를 사용하면 바위를 깨느라 ‘땅땅땅’ 울리는 소음이 훨씬 크다는 것. 실제로 은평구청도 역촌1구역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이 법적 기준치를 넘어서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선 ‘역촌센트레빌’ 지하주차장에 발생한 균열의 경우 자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 본다. 아파트 주차장은 골조 위에 배수판을 깔고, 그 위에 철근 없이 콘크리트를 평평하게 타설해서 만든다. 즉 콘크리트 바닥이 지면에서 살짝 떠 있는 형태다. 이 바닥에 자동차가 지나다니면 자연적으로 균열이 발생하고, 주차장이 넓을수록 금이 더 가는 구조다. 그런데 입주민들이 제시한 지하주차장 바닥 균열 사진을 보면 에폭시가 벗겨져 있는 등 장기간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아파트 단지마다 4~5년 주기로 지하주차장 균열이나 칠이 벗겨진 부분을 보수하는데, ‘역촌센트레빌’의 경우 2011년 입주 후 한 번도 보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발파 공사는 오는 8월 초순에서 중순쯤 마무리될 것”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따로 피해 산정 조사를 의뢰해, 역촌1구역 발파 공사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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