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8년 만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고 해서 작년에는 첫삽이라도 뜰 줄 알았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어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대체 언제쯤 지어질까요?”
지난 2일 찾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2번 출구를 나가자마자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롯데그룹이 복합 롯데쇼핑몰(상암 롯데몰)을 짓기로 한 부지다. 2013년부터 사업을 추진했지만 9년째 텅 빈 땅으로 방치 중이다. 공사장 펜스에는 “서북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공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설계 진행 중으로 기다린 만큼 더 큰 만족으로 다가오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 서북부 주민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상암 롯데몰이 지난해 1월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지만 1년6개월이 다 되도록 첫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가좌동에서 15년째 운영 중인 천지공인중개사사무소 백돈석 대표는 “지난해 서울시 인허가 문턱을 넘었다고 해서 주민들 기대가 컸다. 거의 10년 동안 주민들은 롯데쇼핑몰 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하루빨리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서부권 균형 발전이 이뤄지길 기대하는데 아직도 감감 무속이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롯데 측은 현재 럭셔리 프리미업급 쇼핑몰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설계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덜란드 MVRDV 등 해외 유명 건축사무소에게 설계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 관계자는 “롯데 내부에서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늦어도 올해 5월에 착공하고 오는 2025년 완공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롯데 측은 “정해진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외국계 건축사사무소와 설계를 진행 중이다. 설계를 끝나면 인허가를 거쳐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부적으로 늦어진 부분은 없고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착공이나 완공 시기는 롯데 측이 공식 발표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암 롯데몰은 2013년부터 추진한 묵은 사업이다. 롯데는 지하철 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부지 3개 필지 2만644㎡를 서울시로부터 1972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서북 상권 최대 쇼핑몰을 짓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했다가 8년 만인 작년 1월 서울시가 사업을 조속히 처리하라는 감사원 지시를 받아들이면서 롯데몰 부지 개발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착공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지만 아직도 첫삽을 뜨지 못한 상태다.
주민 1만4000여 명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 ‘서부지역발전연합회’ 등은 상암 롯데몰의 빠른 착공을 요구하고 있다. 서부지역발전연합회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 등 사례를 보면 대형 상권이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켰다”며 “서울시와 롯데가 미적대는 사이에 결국 지역발전이 뒤쳐져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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