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우리도 되겠는데?' 서울 노후 아파트 줄줄이 재건축 도전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6.06 08:09 수정 2022.06.06 08:32
[땅집고] 대선 이후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문턱을 넘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아파트 단지. / 네이버지도


[땅집고] 최근 재건축 첫 단계인 안전진단에 재도전하거나 새로 신청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공약하면서 주민들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이 끝난 지난 3월 말 서울에선 안전진단 최종 관문인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 안전성’ 가중치를 50%에서 30%로 낮추는 대신 ‘주거 환경’ 가중치를15%에서 30%로 올리고, ‘건축 마감·설계 노후도’는 25%에서 30%로 높이는 공약을 내놨다. 안전진단 평가기준은 국토교통부가 시행령·규칙만 바꾸면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서울시내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노후 단지 30여만 가구가 재건축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선 후 적정성 검토 통과 단지 나와…안전진단 속속 신청

[땅집고]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국토교통부


작년 말까지만 해도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안전진단을 대선 이후로 미루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가 안전진단 문턱을 워낙 높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노원구 상계주공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안전진단을 한번 받는 데만 2억~3억원 정도 돈이 든다,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을 진행시켜줄 마음이 없다고 판단해 대선이 끝나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진단은 지자체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와 민간업체를 통한 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을 거쳐야 한다. 정밀안전진단(100점 만점)에서 C등급(56~100점) 이상을 받으면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E등급(30점 이하)을 받으면 곧바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D등급(31~55점)을 받으면 적정성 검토 대상이 된다. 이 때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 적정성 검토 결과에 따라 재건축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단 4곳에 불과했다.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의 재건축 안전진단 관련 공약. /국민의힘


하지만 지난 3월 대선 이후 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는 지난 3월 30일 재건축 안전진단 최종 관문인 적정성 검토를 통과했다. 1983년 준공한 이 아파트는 총18동, 2400가구 대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3350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수차례 보완 요청을 받았다. 1989년 입주한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우성3차’(477가구)는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세차례 도전 끝에 지난 3월 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서둘러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서대문구 DMC 한양아파트는 지난 16일 국토안전관리원에 적정성 검토를 신청했다. 지난해 10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은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25일에는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 불가 통보를 받았던 광진구 극동광장아파트가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해 통과했다. 지난해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은 노원구 태릉우성아파트도 지난 3월 예비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해 통과했다.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도 예비안전진단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최대어 목동·노원구도 촉각…“비용 부담 커 기준 바뀌면 도전할듯”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와 노원구 상계주공 일대도 안전진단 규제 완화 시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년 간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중에선 유일하게 목동 6단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노원구에서는 아직까지 한 곳도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했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연합뉴스


윤영흥 노원구 태릉우성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안전진단 완화 기대감이 높기는 한데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완화할지 계획이 나오지 않는 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 안전진단을 서둘러 신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최신구 양천연대 대표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중 최종 관문인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단지들은 안전진단 기준이 바뀌었을 때 소급 적용 여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안전진단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준이 확실하게 개정되기 전까지는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안전진단 완화는 윤석열 정부 공약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 대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주 등을 고려하면 재건축이 한꺼번에 이뤄질 수 없고,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어 안전진단을 없애기 보다는 속도 조절이 가능한 형태로 정책이 다듬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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