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이 지났지만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17개 시·도 아파트 매물이 5일 전 대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보면 광주광역시(6.2%) 매물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제주(5.2%), 경남(3.3%), 충남(3.1%), 대전·경북·부산(2.7%) 순으로 매물이 많이 늘었다.

수도권인 서울(2.4%)과 인천·경기(2.5%)도 5일 만에 매물 증가율이 2%대로 올랐다. 지난달 10일부터 시행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조치가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6월 1일 전 아파트를 처분해 종부세와 양도세를 모두 줄이는 전략을 세웠다가 처분에 실패한 다주택자들도 매물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과세 기준일 이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은 실패했더라도 여전히 기본세율(6~45%)로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남아있어서다.

수도권의 경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10일 이후, 지역별로 ▲서울 11.3% ▲경기 9.8% ▲인천 11.4% 매물이 각각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 5월 둘째 주 이후 4주 연속(91.1→91.0→90.8→90.6→90.2)으로 낮아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주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매물 증가에도 거래는 한산한 가운데 매매가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만 주로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등록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061건 가운데 6억원 이하 거래가 46%(452건)을 차지했다.

6억원 이하 매물이 주로 거래되는 이유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따른 대출 규제가 꼽힌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는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금지된다. 또 올해부터 총대출액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에게 개인별 DSR 규제가 1금융권은 40%, 제2금융권은 50%로 적용된다. 다음 달부터는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이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로 강화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6억원은 금융권 대출 마지노선이다. 보금자리론도 6억원 이하 주택만 받을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수세가 약한 현재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성장률 둔화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중저가 위주 실수요 거래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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