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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기대감 하늘 찌르는 분당…최고 수혜 단지는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06.02 11:58


[땅집고] 1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 제정’을 내걸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1기 신도시는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5곳으로 총 29만2000가구가 들어서 있다.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하나둘씩 넘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10년 후에는 1기 신도시 아파트의 70% 이상이 준공 30년을 넘긴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기 신도시를 재건축해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이를 위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을 크게 높인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1기 신도시 용적률은 ▲일산 169%, ▲분당 184%,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 순이다.

정부는 주거지역은 최고 300%까지, 역세권은 최고 500%까지 용적률을 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정부는 “다른 지역과 형평성을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1기 신도시 일대는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땅집고는 특별법 제정으로 실제 재건축이 이뤄질 경우 투자 가치가 있는 1기 신도시 일대 아파트를 꼽아봤다.

[땅집고] 분당신도시 시범단지 개요. /김리영 기자


■서현동 삼성한신·한양·우성·현대 등 4개 시범단지

분당에서는 특별법이 나오면 서현동 일대 구축 아파트가 ‘1호 재건축’ 대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건축 연한이 가장 먼저 도래한 시범단지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 일대는 1991년 9월 준공한 시범삼성한신(1781가구)과 시범현대(1695가구), 시범우성(1874가구)를 시작으로 점차 준공 30년 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시범한양(2419가구)은 한 달 뒤인 1991년 10월 준공했다.

네 단지는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 재건축을 논의 중이다. 네 단지를 합하면 총 7769가구다. 1기 신도시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 노후화 수준도 비슷하다. 특별법을 제정하면 규모가 큰 단지에 먼저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통합 재건축이 힘을 받고 있다.

[땅집고]2021년 9월 27일 경기도 분당신도시 내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한신 아파트./조선DB


기존 용적률은 190~200% 수준으로 꽤 높은 편이다. 시범삼성한신과 시범우성은 각각 191%, 시범현대는 194%, 시범한양은 201%다. 업계에서는 용적률이 200%를 넘으면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1기 신도시는 특별법을 통해 용적률을 대폭 높여줄 예정이어서 사업성 개선 기대감이 크다.

속칭 국민평형(국평)이라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 기준으로 현재 4개 단지 매매가는 15억8000만~16억4000만원 선이다. 가장 비싼 단지는 수인분당선 서현역 400m 거리에 있는 시범삼성한신으로, 지난 3월 17억1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이달 초 16억4000만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현재 호가는 17억원 안팎이다.

[땅집고] 분당신도시 정든마을 정든우성 아파트./네이버 부동산


■정자동 정든마을 정든우성4단지

분당 정자동은 대장 아파트인 ‘파크뷰’가 있는 곳으로 분당선·신분당선 정자역이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파크뷰는 2004년 7월 준공한 1829가구 주상복합 아파트로, 분당에서 가장 비싸다. 전용 182㎡가 지난 3월 33억6000만원에 팔려 분당 집값 기록을 새로 썼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19억원에 거래했다.

전문가들은 용적률과 역세권 여부만큼 주변 시세도 중요하기 때문에 대장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역과 가장 가까운 느티마을과 성록마을 일대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정자동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정든마을 정든우성4단지다. 지난 3월 말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분당재건축연합회에 가입했다. 1995년 1월 준공해 아직 28년 차다.

이 단지는 270가구 규모로, 용적률은 212%로 높은 편이다. 정자역까지는 1.6km 떨어져 있다. 버스를 타면 10분이면 갈 수 있다. 단지 내에 불정초교가 있고 수내중·내정중·분당중앙고를 걸어서 갈 수 있다. 전용 102㎡, 130㎡, 163㎡ 등 대형 아파트만 있다. 전용 102㎡는 지난해 10월 16억원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끊겼다. 현재 호가는 15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땅집고] 수내역 일대 양지마을. /네이버지도


■수내동 양지마을 6개 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위 구성

서현동 시범단지 외에 분당에서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수내역 일대 양지마을이다. 양지마을은 1단지 금호(918가구), 청구2단지(768가구), 금호한양3·5단지(814가구), 5단지한양(1430가구), 양지6단지 금호청구(286가구), 양지6단지 한양(176가구) 등 6개 단지 총 4392가구 규모다. 최근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양지마을은 6개 단지 모두 1992~1993년 준공해 재건축 가능 연한을 넘겼다. 전용 84㎡ 기준 매매가는 16억원 초반에서 중반이다. 5단지한양(157%)을 제외한 단지는 용적률이 200%를 넘는다.

이곳은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이른바 슬세권(생활편의시설을 슬리퍼 신고 다닐 만큼 가깝다는 뜻)이다. 수내역까지 가장 가까운 단지는 5분, 가장 먼 단지는 9분이면 걸어서 도착할 수 있다. 양지마을 중심부에는 초림초교, 분당고가 있다. 내정중·수내중·백현중, 서현고·한솔고 등을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 분당중앙공원, 탄천 등이 도보 5분 내 거리에 있다.

업계에서는 여유 자금이 있다면 분당 역세권 재건축 단지를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중 집값이 가장 비싸다. 그러나 판교테크노밸리, 서울 강남 접근성, 생활 인프라 등이 확실한 지역이라 들어가기만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적다.

땅집고 자문단은 “분당은 생활인프라가 다 갖춰진 지역이다. 특별법을 시행해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 여유 자금이 있는 분들은 투자해 볼만하다”며 “인구와 교통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역세권에 위치한 구축 단지가 우선적으로 특별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건축은 하루 이틀 걸리는 사업이 아니어서 실패 확률이 적은 단지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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