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사방이 녹지로 둘러싸인 ‘트리마제 순천’
[땅집고]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지난 20일 전남 순천시에서 ‘트리마제 순천’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 절차를 시작했다. 지하 4층~지상 29층 20개동, 총 2019가구(1블록 1314가구·2블록705가구)다. 전용면적 84~264㎡ 등 주택형이 다양하다. 84㎡와 123㎡ 등 중대형 위주로 조성한다. 오는 6월 2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입주는 2024년 11월 예정이다.
‘트리마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다. ‘트리마제 순천’은 순천시 왕지동 두산위브와 롯데캐슬 준공 이후 10년 만에 분양하는 신규 대단지 아파트인 데다, 순천에서 보기 드문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여서 수요자 관심이 높다.
그러나 옵션비용이 너무 비싸 예비 청약자 원성을 사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옵션비를 모두 합치면 외제차 한대를 뽑고도 남을 정도”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연환경을 제외하면 학군이나 상업·편의시설 접근성도 단점으로 꼽힌다.
■ 자연환경은 뛰어난데…학군·편의시설 약점
‘트리마제 순천’ 최대 장점은 자연환경이다.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공원형 아파트로 만든다. 생태면적률 50% 친환경 단지다. 도심지와 이어지는 단지 서쪽을 제외한 사방이 녹지로 둘러싸여 있다.
학군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초등학교를 제외한 대부분 중·고등학교가 도보 통학하기에는 멀다.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 부지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는 왕운중, 동산여중, 강남여고, 금당고까지 통학시간만 최대 40분 정도가 걸린다.
분양회사 측은 ‘트리마제 순천’이 “순천시 핵심 상권이 있는 왕지동과 가깝다”고 홍보한다. 왕지동에는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을 포함한 법조타운이 있다. NC백화점, 킴스클럽, 홈플러스, 조례호수공원 등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있다.
그러나 왕지동 상권은 단지에서 약 2km 떨어져 있어 걸어서는 30분 정도 걸린다. 실질적으로 인근 신도시 상업·편의시설을 활용하기에는 불편한 입지다. 트리마제 순천이 자리잡은 왕지2지구에 2만여㎡(약 6000평) 근린상업시설 용지가 지정돼 있지만, 상권 형성에는 상당기간 걸릴 전망이다. 최근엔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해도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상가 공실이 넘쳐난다.
도로 교통망은 좋은 편이다. 단지에서 5km 떨어진 순천IC를 활용해 여수나 광양 등지로 이동할 수 있다. 국도 17호선, 남해고속도로, 순천완주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다. 다만 대중 교통을 이용해 순천 시내로 이동하기는 불편하다. 광역교통망을 이용할 수 있는 KTX 순천역과 순천종합버스터미널은 각각 30~40분 안팎 걸린다.
‘트리마제 순천’은 전용면적별로 ▲84㎡ ▲123㎡ ▲156㎡ ▲165㎡ ▲222㎡ ▲264㎡다. 대부분 남향 위주 판상형 4베이(Bay) 이상이다. 대형 주택형과 펜트하우스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커뮤니티 시설은 1·2단지 중앙 선큰(Sunken)에 있다. 선큰은 지하에 자연 채광을 유도하기 위해 땅을 파낸 공간으로, 여기에 대형 커뮤니티 시설을 만드는 것이 눈에 띈다. ▲북카페 ▲계단식 도서관 ▲키즈존 ▲독서실 ▲비지니스센터 ▲스마트팜 ▲다목적실 ▲멀티룸(영어학원) ▲조식코너 ▲피트니스·GX룸 ▲클라이밍존 ▲골프연습장 ▲사우나·파우더룸 ▲코인 빨래방 ▲펫가든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옵션비가 너무해요!…고분양가 눈가리고 아웅이냐”
‘트리마제 순천’ 분양가는 ▲84㎡ 4억700만~4억2100만원 ▲123㎡ 5억9000만원 ▲156㎡ 6억9500만원 ▲165㎡ 8억9000만~9억원 ▲222㎡ 12억~13억원 ▲264㎡ 14억4000만원이다.
예비 청약자들은 분양가 책정에 불만이 많다. “트리마제는 ‘구라마제’”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트리마제 순천’의 유상옵션 품목을 모두 선택하면 최고 7000만원 수준이다. 84㎡ 기준 발코니 확장비도 4000만원에 달해 분양가격이 싸도 싼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예비 청약자는 “84㎡ 기준 분양가만 보면 준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깡통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허접한 실내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거실 아트월부터 벽체, 천장까지 전부 도배 마감으로 제공되고 신발장, 펜트리장 같은 세대 내부 사소한 부분도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모델하우스 수준으로 옵션을 채우면 가격이 6억원 가까이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시세차익은 거의 없다. 주변 비교군 아파트인 왕지동 ‘순천두산위브’ 84㎡는 지난 3월 4억8300만원에 신고가에 거래됐다. ‘트리마제 순천’ 분양가(옵션비 포함)은 이보다 약 1억원 가까이 비싸다. 올 초 5억8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되며 순천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중흥S클래스에듀하이10단지’와 비교해도 ‘순천 트리마제’가 입지면에서 뒤떨어져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땅집고 자문단은 “순천에서 드물게 분양하는 하이엔드 아파트라서 인근 법조타운 종사자나 고소득 자영업자 등 부유층이 관심가질 만한 단지”라며 “다만 2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인만큼 일부 저층부, 비로열동은 이른바 ‘줍줍’ 물량이 나올 확률도 높다. 시세차익 역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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