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유럽의 저택이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언덕 마을 갤러리 주택 ‘신 놈브레 카사 이 갤러리아’(Sin Nombre casa y Galeria)
[땅집고] 멕시코의 산미겔 데 아옌데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북서쪽으로 약 170마일 떨어진 마을이다. 16세기 식민지 시절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 유산으로 많은 건물 외벽을 파스텔 톤으로 칠해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알록달록한 주택 사이로 오두막집 ‘신 놈브레 카사 이 갤러리아’(Sin Nombre casa y Galeria)가 있다. 에스파냐어로 ‘이름없는 갤러리’라는 뜻으로 집이 가구 디자이너인 건축가의 전시공간으로 쓰고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이 일대 집이 알록달록한 벽돌로 마감한 것과 달리 이 집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석회와 시멘트로 마감해 눈에 띈다. 사다리꼴 모양 부지에 지은 집이라 위에서 바라봤을 때 사다리꼴 모양이 되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어소시에이츠 아키텍처(Associates Architecture)
위치 : 멕시코, 산미겔 데 아옌데
대지면적 : 175㎡
건축면적 : 160㎡
연면적 : 320㎡
준공 : 2021년 5월
사진작가 : 어소시에이츠 아키텍처(Associates Architecture)
◆건축가가 이집을 지은 의도는…
이 집은 실외 뿐 아니라 실내도 회백색으로 마감했다. 채도가 낮은 색으로 실내를 마감해 건축주 부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의 배경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집은 경사지에 위치해 부지가 작은데다 둘러싼 도로도 좁아 야외 공간을 만들기 어려웠다. 건축가는 이 점을 고려해 옥상에 야외 공간을 설계했다.
■가구 디자이너 부부를 위한 작은 갤러리 하우스
건축가는 실내의 벽, 바닥, 천장을 모두 채도가 낮은 흰색으로 마감했다.
집은 가구디자이너인 건축주가 실내에 가구를 전시할 배경으로 활용된다.
■작지만 야외공간을 마련한 집
이 집은 건물 부지가 작아 마당을 낼 수 없었다. 건축가는 옥상에 테라스를 만들었다. 사방이 트여 있어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마당이 없는 대신 침실마다 작은 베란다를 만들어 식물을 심었다. 부지의 서쪽 모퉁이 여유 공간에 토종 선인장과 다육 식물 정원을 배치했다.
건물 한가운데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이 있다. 계단을 기준으로 1층 좌측에는 다이닝룸과 거실이, 우측에는 부엌을 각각 배치했다. 2층에는 계단 좌측에 침실 두 개가 있고 우측에 침실 한 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