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 들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쇼크 여파로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뛰면서 새로 수선할 필요가 없는 이른바 ‘완성형 건물’ 강세가 이어지고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 공사가 필요한 건물 인기는 다소 시들해지는 것이다.
19일 빌딩업계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빌딩을 매입해 리모델링 등을 거쳐 재매각하는 방식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최근 리모델링을 완료했거나 공사 규모가 작아 신축 비용이 덜 드는 건물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최근 금리 인상과 원자재 쇼크 여파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멘트·철근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 건축 공사비가 대폭 오른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종석 땅집고 리모델링센터장(AT쿠움파트너스 대표)은 “철근·시멘트 등 건축 자재가격이 급하게 오르고, 인건비도 덩달아 뛰면서 신축이나 리모델링 건축비가 만만치 않게 올랐다”며 “동일 스펙으로 공사해도 작년 건축비에 비해 최대 20% 올랐다”고 말했다.
전하나 에이트빌딩 이사는 “작년만 해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곧 시세차익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구축 빌딩 역시 값이 크게 올라 저렴하지 않아 투자 메리트가 예전만 못하다”며 “대신 좋은 입지에 있는 ‘완성형 빌딩’은 시세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운 높은 호가가 나오거나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트빌딩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대지 22평, 연면적 40평, 지상 3층짜리 A빌딩이 올 1월 32억원에 팔렸다. 이 건물은 1966년 준공했지만 관리가 잘 돼있어 별다른 리모델링이 필요없는 ‘완성형 빌딩’이었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과에서 불과 127m 떨어진 역세권이라 입지도 좋았다. 매도인은 2020년 25억8000만원에 이 건물을 매입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지상 6층짜리 B빌딩은 올 3월 172억원에 손바뀜했다. 대지 117평, 연면적 412평 규모로 영동시장 입구에 있다. B빌딩은 전 층이 공실인데도 의외로 높은 금액에 팔렸다. 매도인은 2020년 해당 건물을 72억원에 매입해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 건물 역시 추가 공사가 필요없는 완성형 건물이어서 매수인이 붙었다. 매도인은 공사 비용 등을 제외하고 70억원 안팎 시세차익을 남겼다.
업계에서는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이 아닌 일반 동네 상권에서 완성형 빌딩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 역세권이거나 학교·시장 앞, 아파트 배후수요가 탄탄한 곳에서 ‘동네 랜드마크형 건물’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전하나 이사는 “동네 상권에서 랜드마크 입지에 있는 완성형 건물을 찾는 수요자가 많다”며 “올 하반기에도 입우량 입지의 완성형 건물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드디어, 종부세 폭탄 터졌다. 아파트 사고팔기 전 재산세, 종부세 확인은 필수. ☞클릭! 땅집고 앱에서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30초만에 확인
▶돈버는 부동산 실전 투자 전략을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증여편] [재개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