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지역 후보들이 재건축 단지 규제 완화와 특별법 제정을 공약하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최근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를 감지하고 규제 완화 속도 조절론을 내세운 데다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당초 기대보다 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고양시장 등 지자체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 일산 통합 재건축 추진위 발대식에 고양시장·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대부분 참석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경기지사 후보인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모두 최대 용적률을 300%, 역세권은 500%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현재 1기 신도시의 용적률은 현재 200% 내외로 용적률이 200%가 넘으면 재건축으로 분양 수익을 내는 등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용적률을 300%까지 상향하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일산의 평균 용적률이 169%로 가장 낮고, 분당 184%,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다.
하지만 아무리 공약이 쏟아진다고 해도, 실제도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실현되기에는 넘어야하는 난관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제정해 용적률을 상향하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완화해 1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안전진단제도를 완화해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재건축 단지 집값이 들썩이자 인수위에서는 속도 조절론을 내세웠다. 이에 대한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자, 다시 원안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 도시의 용적률을 일제히 높일 경우 도시 밀집도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교통·전기·상하수도 등 모든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도 용적률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여의도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여의도 아파트 단지들은 연한이 50년이나 됐지만 신도시특별법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더 오래된 아파트 단지들도 많은데 굳이 1기 신도시에만 특혜를 주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이런 점을 파악하고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1기신도시 일대 재건축 단지에서는 매물도 쌓이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나온 매물 수를 집계해 발표하는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매물은 지난 12일까지만해도 3477건이었는데 일주일 새 매물이 3545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는 2686건에서 2911건으로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는 1985건에서 2075건, 일산 동구는 2437건에서 2482건으로 경기 부천시는 5281건에서 5487건으로 늘었다.
성남시 분당구 조용기 청운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집값이 오를 거란 생각에 호가는 여전한데, 거래는 되지 않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며 “최근엔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시기에 맞춰 집을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시행될 경우 특정 지역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제기될 뿐 아니라 대규모 이주할 만한 대체 주거지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6·1지방선거까지는 정치권에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겠지만 구체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 없이 법안을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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