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무소유'는 어디에…부동산 개발 사업 뛰어든 소림사 스님들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5.14 05:47
[땅집고] 중국 소림사 승려들이 전통 무술 쿵푸를 연마하고 있다. /바이두


[땅집고] 중국 전통무술 ‘쿵푸’로 유명한 소림사(少林寺) 스님들이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최근 소림사가 약 870억원을 들여 상업용지를 샀는데, 이 땅을 복합단지로 개발할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 ‘천년고찰 스님들이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중국 허난성 수도 정저우는 인구 1000만명 대도시다. 정저우 북동쪽 룽후 일대에 첨단기술산업단지가 있는데 주변에 새로운 상업지구가 하나둘 조성 중이다. 정저우시는 올 4월 초 룽후 일대 상업용지 3만8200㎡(약 1만1600평)를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각했다.

[땅집고] 올 4월 소림사가 사들인 상업용지가 있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위치. /조선DB


[땅집고] 정저우시 공공자원거래센터가 지난 4월6일 이뤄진 상업용지 입찰에서 소림사가 합작 파트너로 참여한 허난톄쑹디지털과학기술이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중국CCTV


정저우시 공공자원거래센터에 따르면 이 땅을 낙찰받은 업체는 ‘허난철숭디지털과학기술유한공사’(철숭공사)다. 철숭공사는 4억5200만위안(약 870억원) 최고가를 써내 부지를 가져갔다. 그런데 철숭공사는 올 3월 22일 설립한 신생 기업이다. 법인등록정보에 따르면 철숭공사는 허난철투가 지분 51%를, 원한실업이 49%를 각각 가지고 있다. 허난철투는 허난성철도건설이 세운 자회사로, 사실상 공기업이다.

중국 언론은 지분 49%를 차지하는 원한실업에 주목했다. 원한실업 지분 70%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가 바로 소림사 방장 스융신(釋永信)이 설립한 허난소림무형자산관리였던 것. 즉 쿵푸로 중국 민심을 사로잡았던 소림사가 정저우 상업용지 개발 권리를 상당수 가지게 된 것이다.

[땅집고] 2006년 소림사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소림사 방장 스융신 스님. /바이두


이번에 소림사가 낙찰받은 땅은 축구장 5개 이상과 맞먹는 면적이다. 대규모 공연시설과 전시장, 5성급호텔, 레지던스, 사무용 빌딩, 쇼핑시설 등을 지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이 땅을 모두 개발하면 소림사가 돈방석 위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림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 부지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내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무소유’를 내세우는 불교 소림사가 재물을 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부처님은 이런 상업 활동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반면 소림사가 세력 확장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것 같다며 정당한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옹호론도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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