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대학가 MT가 부활하면서 펜션 예약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A씨가 객실을 이용한 뒤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고 퇴실한 20대 손님들 행태를 고발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씨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정신 나간 손놈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12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20대 남녀 손님 7명이 투숙한 뒤 객실 상태’라며 사진 다섯 장을 찍어 올렸다. 사진에 따르면 펜션 바비큐장 식탁 위에 고기를 구워 먹고 남은 음식과 일회용 식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숯불 위 철판에는 버섯, 고기, 조개껍데기 등 음식물쓰레기가 놓여 있다. 객실 안 상태도 마찬가지다. 식탁에 라면을 끓여먹은 흔적이 남아있고, 사용하던 이불은 바닥에 여기 저기 널려 있다.

A씨는 “식당은 테이블만 저렇지, 숙박업은 침구까지 난장판이고 토해놓고 다 벌려놓고 간다”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게 침대 패드에 ‘X’을 싸지르고 간 커플이었다. 왜 침대에 쌌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바로 (이불을) 뭉쳐서 100리터 종량제에 버렸다”고도 했다.

엉망이 된 펜션 사진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은 ‘투숙객들에게 보증금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조언했다. 입실 전 소정의 현금을 보증금 형태로 받은 뒤, 퇴실할 때 객실 상태가 처음처럼 깨끗하다면 이 돈을 돌려주고, 아니라면 반환하지 않는 식으로 운영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A씨는 보증금 제도를 운영한 결과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방이 22개나 되고, 퇴실하는 사람들이 지금 당장 (보증금을) 달라고 닦달해서 몇 달하다 때려쳤다”라며 “무엇보다 (객실 청소 여부에 대한) 기준이 모호했다. 문신한 젊은 남성들이 자기네들은 이게 치운 거라며 지금 돈을 돌려달라고 했을 땐 무섭더라”고 했다.

일정 기간동안 부동산을 사용하는 전셋집이나 월셋집의 경우, 임대차계약서에 원상복구에 대한 의무가 적혀 있다. 하지만 공간을 하루 정도만 쓰는 펜션이나 모텔은 별도 임대차계약서를 쓰지 않기 때문에, 건물 주인이 투숙객들에게 청소 여부에 대해 따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말 A씨 같은 펜션 주인들이 ‘무개념 투숙객’들을 상대로 손해를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김예림 법무법인덕수 변호사는 “아무리 하루씩 임대하는 부동산이라도, 청소 의무 등을 명시한 서류를 갖추고 투숙객들에게 서명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며 “추후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이 서류를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투숙객들에게 공간을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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