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수원 영통푸르지오트레센츠 & 영통푸르지오파인베르
[땅집고] 경기 남부권 중심지인 수원시에 이달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2곳이 나란히 분양해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이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짓는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와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다.
먼저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이하 트레센츠)는 지하 3층~지상 24층, 13개동, 총 796가구로 오는 17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이하 파인베르)는 지하 3층~지상 22층, 11개동, 총 770가구이며 이달 18일이 1순위 청약일이다. 두 아파트는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동시 청약이 가능하다.
두 아파트는 부지가 남북으로 붙어있어 입지 여건은 비슷하다. 수원 영통구 핵심 교통망으로 꼽히는 전철 수인분당선 역세권은 아니지만, 인근에 삼성전자를 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성이 괜찮다는 평가다. 하지만 예비청약자 사이에서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34평(전용 84㎡) 5층 이상 분양가가 7억5530만원인데, 망포동에서 입지가 더 좋은 역세권 새 아파트가 8억~9억원대에 거래되며 노후 단지는 5억~6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저렴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망포역 도보 이용 불가능…삼성전자 옆 ‘삼세권’
망포동은 수원시 최남단이다. 북쪽으로 지나는 망포역이 핵심 교통망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끼고 있어 주거 수요는 꾸준하다. 특히 직주근접(職住近接)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트레센츠’와 ‘파인베르’는 망포동에서도 가장 남쪽이다. 망포역과 삼성전자가 북쪽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단지가 망포동 핵심 생활권은 아닌 셈이다. 두 단지에서 망포역까지 걸어서 25~30분 정도 걸린다. 도보 이용은 어렵고 마을버스를 타면 5~10분쯤 걸린다.
두 단지가 역세권이 아니어서 집값 상승 여력이 적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망포동 주민들 생각은 다르다. 삼성전자까지 셔틀버스나 자가용 차량으로 15분 내외 출퇴근할 수 있는 속칭 ‘삼세권’ 아파트라면 역세권 유무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수원에서 영통구 학군이 명문으로 꼽히긴 하지만, ‘트레센츠’와 ‘파인베르’ 배정 학교는 학부모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곳은 아니다. 영통 학군에선 영덕중학교와 영일중학교에 진학시키려는 학부모가 대부분인데, 두 아파트는 잠원초등학교와 잠원중학교, 망포중학교, 영동중학교를 배정받는다. 대신 입시학원이 몰려 있는 태장사거리 일대 망포동 학원가까지는 걸어서 10~15분이면 도착한다.
■34평 분양가 7.5억…주변 시세와 별 차이 없어
‘트레센츠’와 ‘파인베르’는 주택형이 모두 전용 84㎡와 105㎡로 이뤄진다. 타워형인 84㎡D를 제외하면 모든 주택형이 4베이 판상형 설계다. 발코니 확장비는 최저 834만원에서 최고 1152만원이다.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2100만원대다. 이달 초 KB부동산 기준 수원시 평균 아파트 시세가 2049만원인 것보다 비싸다. 단지별 분양가는 ‘트레센츠’가 ▲84㎡ 6억7520만~7억5530만원 ▲105㎡ 8억2400만~8억9560만원, ‘파인베르’가 ▲84㎡ 6억5980만~7억3720만원 ▲105㎡ 8억620만~8억7520만원이다.
예비청약자들은 분양가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트레센츠’와 ‘파인베르’ 분양가는 입주한지 10년 이내인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 대비 1억원 정도 차이난다. 예를 들어 34평 기준으로 영통역에서 가까운 ‘래미안영통마크원2단지’가 지난해 11월 8억7000만원, ‘영통아이파크캐슬2단지’가 지난 4월 8억3000만원에 팔렸다. ‘트레센츠’ 분양가(5층 이상 7억5530만원)에 발코니 확장비와 각종 옵션 비용 등을 더하면, 시세와 별 차이 없는 셈이다.
분양가가 저렴하지 않은데 계약금이 20%로 책정돼 자금 마련이 부담스럽다는 청약자도 적지 않다. ‘트레센츠’ 84㎡ 계약금으로 1억50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중도금 40%를 대출받고 주택담보대출로 잔금 20%까지 마련한다고 해도, 나머지 분양대금 20%를 고려하면 현금으로 최소 3억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대출도 잘 안 나올 것 같은데 사돈에 팔촌까지 끌어모아도 무리다. 난 포기한다”는 식의 글이 적지 않다.
‘트레센츠’와 ‘파인베르’ 당첨자는 실거주 의무 3년을 적용받는다. 전매제한 기간은 8년으로 비교적 긴 편이다. 땅집고 자문단은 “수원 영통구 망포동은 삼성전자를 끼고 있어 배후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면서, 수인분당선을 통해 판교나 서울 강남 출퇴근도 가능한 지역”이라며 “분양가가 비싸다는 의견이 많지만 1순위 청약 마감은 무난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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