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첩첩산중 허허벌판에 침대 하나만 덜렁 놓고 ‘호텔’이라니요?”
최근 스위스 알프스 산맥 중턱에 있는 ‘0성급 호텔’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2016년 7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는데, 해발 1970m에 퀸 사이즈 더블 침대 하나만 놓고 투숙객을 받고 있다. 건물도 없다. 뻥 뚫린 산 속 벌판에 침대만 달랑 놓여 있다. 말 그대로 하늘을 이불 삼고 산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해야 한다. 통상 호텔이 화려한 가구와 가전으로 객실을 장식하고, 전문 호텔리어를 통한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호텔 이름은 독일어로 ‘눌스턴’(Null Stern). 영어로는 ‘제로 스타’(Zero Star), 즉 0성(0星)이라는 뜻이다. 호텔 등급을 매길 때는 별 개수를 따서 통상 1성급에서 최고 6성급까지로 분류하는데, 이 호텔은 별이 한 개도 없는 ‘0성급’ 호텔이라고 이름 붙인 것. 그야말로 호텔계의 이단아인 셈이다.
누가 이런 희한한 호텔을 만들었을까. 스위스 예술가인 프랑크 리클린과 패트릭 리클린 쌍둥이 형제가 고안했다. 별 개수로 숙박시설 등급을 매기는 호텔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지적하고, 전 세계인에게 지나친 호화스러움 대신 자유를 추구하는 호텔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리클린 형제가 의도했던 것처럼 투숙객들은 이 호텔에 머물며 천혜의 자연 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알프스 산맥을 채우고 있는 나무와 호수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고,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보면서 잠든다. 패트릭 리클린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벽과 지붕이 없는 방은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여름철 스위스에서 이 곳보다 환기가 잘 되는 호텔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다.
리클린 형제는 알프스에 침대를 설치하기 위해 땅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후 퀸 사이즈 침대를 두고, 은은한 빛이 나는 램프와 협탁을 한 쌍씩 두었다. 투숙객은 침대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수 있다.
일반 호텔처럼 룸서비스도 제공한다. 침대 근처 오두막에 머무는 집사가 투숙객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제 3자나 동물이 침대에 접근하지 않도록 막는 보안요원 역할도 한다.
‘눌스턴 호텔’에 하룻밤 묵는 비용은 250프랑(약 32만원) 정도다. 호텔 입지를 감안해 폭풍우 등 악천후로 인한 예약 취소는 당일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클린 형제는 “앞으로 스위스 전역에 ‘눌스턴 호텔’을 20여곳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드디어, 종부세 폭탄 터졌다. 아파트 사고팔기 전 재산세, 종부세 확인은 필수. ☞클릭! 땅집고 앱에서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30초만에 확인
▶돈버는 부동산 실전 투자 전략을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증여편] [재개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