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을 거친 불과 2년 사이에 미국 집값이 8000조원이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집을 가진 중장년층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반대로 집이 없는 젊은층은 극심한 자산불평등을 겪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펜데믹 기간 동안 주거 수요는 과하게 높아진 데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해 벌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美집값, 팬데믹 기간 최소 8000조원 ‘쑥’…중년 유주택자만 웃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미국 내 유주택자의 주택 자산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4분기 19조5121억 달러에서 작년 4분기 26조3630억 달러로 뛰었다. 6조8508억달러(약 8670조원)가 늘어나 상승률은 35.1%에 달한다. 연준의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임대 부동산까지 합친다면 자산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집값의 주요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연간 18.8% 올랐다. 1987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NYT는 “낮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팬데믹 상황에서 주택 수요가 늘었으나 주택 신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세대별 자산 격차는 극심하게 벌어졌다.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주택 자산이 2020년을 기점으로 10조 달러를 넘어서며 12조5000억 달러를 훌쩍 넘었다. X세대는 2020년 5조 달러를 넘어서며 7도5000억 달러 수준으로 그나마 주택 자산이 늘었으나, 1981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2조5000억 달러에도 닿지 못했다. 주택 자산 대부분은 베이비 붐 세대가 보유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NYT는 “집값 상승으로 기존의 주택 소유자 65%에게는 혜택이 돌아갔다고 볼 수 있지만, 주택 임대료 등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집이 없는 사람들에겐 재난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펜데믹 시기 집에만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생활 공간을 넓히기 위해 새집을 찾았지만, 주택 수가 턱없이 부족해 기존 주택값만 오른 상황이다.
■美서민들, ‘내 집 마련’ 어려워지자 ‘Yimby(임비)’ 운동에 부업까지
천정부지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미국 서민들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집값이 크게 오른 일부 지역에서는 ‘어떤 형태의 주택이든 많이 짓자’는 내용의 임비(Yimby)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임비는 ‘Yes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자신의 사는 지역에 특정 시설이 건립되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의 반대말이다. 약 10년부터 시작된 운동이지만, 최근 임대료 등 집값 폭등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주도하면서 풀뿌리 운동으로 확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임비 관련 운동단체는 미국 29개 주에 140개가 넘게 있다. 미국 내에서도 집값이 비싼 샌프란시스코만 연안 지역(베이 에어리어)은 임비 운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캘리포니아주 하원 선거는 어느 후보가 ‘임비’ 사상을 가졌는지 평가하는 자리가 됐다.
집을 사기 위해 ‘투잡’을 고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주택 매수를 고려하는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 중 절반 이상은 제2의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 수입을 얻지 않으면 집을 구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멧 버논 BoA 소매대출책임자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주택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인지 고민에 빠졌다”며 “부가적인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법도 과거보다 많이 생겨나면서 부업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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