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런 것도 해볼 수 있어?!"…요즘 홍대 사람 몰릴 만하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5.02 07:16 수정 2022.05.02 07:45
[땅집고] 홍익대학교 앞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상가에 있는 카페 '땡스네이쳐카페'에서는 양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 가능하다. / 김리영 기자


[땅집고]지난 28일 오후 홍익대학교 앞에 있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 지하에서 “음메~”하는 소리가 났다. 상가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니 양 2마리가 먹이를 먹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여성들이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사진을 찍었다. 이곳은 지난 2015년 오픈한 일명 ‘양 카페’, 땡스네이쳐카페다.

고양이와 강아지 카페는 어느 상권에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강원도까지 이동해야 볼 수 있는 양을 도심 속 카페에서 체험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코로나 전까지 이 가게는 크게 주목받으며 손님이 북적였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이광호 씨는 “초반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왔는데 코로나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주말엔 손님들 웨이팅 줄도 길어지고 매출도 다시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강원도 목장을 방문해 양을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근처에는 더 많은 동물을 볼 수 있는 실내 동물원 카페도 있다. 마포구 최초 홍대 유일한 합법 동물원인 ‘테이블 에이 동물원’에서는 고양이와 라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 가능하다. 사막여우, 미어캣, 슈가글라이더, 바위너구리 파충류와 조류 등 일상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동물을 카페 건물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땅집고] 28일 오후 홍대입구역 앞. / 김리영 기자


코로나 거리두기 강화로 한 때 전반적인 침체를 겪었던 홍대 상권이 예전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특히 이색적인 체험이 가능한 공간들이 곳곳에서 생겨나면서 독특한 카페를 찾아 ‘투어’하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

■ 요즘 MZ세대, 홍대에 ‘이색체험’ 투어하러 온다

[땅집고] 제주항공이 홀리데이인익스프레스서울홍대와 협업해 홍대입구역 AK몰 빌딩에서 운영중인 비행 시뮬레이션 체험 공간 '비행맛'. / 제주항공


주말 2호선과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5번 출구 앞 AK몰 빌딩 7층 ‘비행맛’에 방문하면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건물에서 운영 중인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 호텔이 제주항공과 합작해 선보인 공간이다. 비행기 ‘보잉737 기종’ 기장실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공간에서 제주항공 승무원들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직접 기장과 승무원이 된 것처럼 비행기를 조종하는 시뮬레이션 체험이 가능하다.

코로나 사태가 극심했던 2021년, 외국 여행이 차단되면서 비행기를 탈 기회가 사라지자 항공사와 숙박 업계가 ‘호캉스 족’을 위해 특별 기획했다. 사전 예약제를 통해 2인 또는 가족을 포함한 3인까지만 체험이 가능해 거리두기 시국에도 운영할 수 있었다. 제주항공은 이 건물 1층에서 기내식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여행맛’도 선보였다.

지난 3월 홍대역 인근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플래그십스튜디오 T팩토리에선 웨이브의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를 콘셉트로한 방탈출 체험전시를 운영했다. 마치 드라마 세트장처럼 꾸며진 전시장에서 실제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존이다. 최근엔 틀린그림찾기 등 퀴즈와 게임으로 각종 제휴사의 할인 쿠폰을 얻어갈 수 있는 ‘T팩토리 우주축제’를 운영 중이다.

[땅집고]홍대 대로변 빌딩에 최근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SK텔레콤의 복합문화공간 T팩토리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 나란히 붙어있다. / 김리영 기자


그밖에도 홍대에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늘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입은 드레스를 착용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드레스 카페 ‘드레스 시네마’, 해리포터 영화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감성 펍 ‘943킹스크로스’, 독특한 그림을 배경으로 만화 속에 들어간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2D콘셉트의 ‘그림카페’, 깜깜한 암실에서 대화하고 미션을 수행하는 카페 ‘씨더라이트’,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도자기를 만드는 드로잉·도자기 체험 카페 등이 주목받고 있다.

[땅집고] 홍대에서 암실카페 '씨더라이트'. / '씨더라이트' 홈페이지


AK몰 빌딩 17층에는 홍대와 연남동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무신사 테라스 카페도 있다.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이 마치 전망대에 오르듯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이 카페는 온라인 의류 편집숍 무신사가 만든 회원 전용 공간으로 무신사 앱을 깔고 회원인증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다. 이곳은 테라스를 비롯해 무신사의 의류판매 공간, 포토존, 전시장 등으로 구성됐다.

[땅집고] 홍대입구역 인근에 운영중인 무신사 회원 전용 카페 '무신사 테라스' 모습. / 무신사 테라스 인스타그램.


■ 거리두기 풀리자마자 ‘우르르’ 발디딜틈 없는 연남동

최근 거리두기가 풀리고 대학 강의가 이어지면서 홍대 인근은 평일에도 사람이 북적였다. 연남동 이정희 홍대명문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거리두기가 강화된 기간동안 건물주와 자영업 임대 상인 모두가 고생했다”며 “최근 상권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꼬마빌딩 가격이 약 5~10% 정도 올랐고, 신축한 건물들은 매매가격이 크게 치솟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28일 오후 홍대입구역에서 연남동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 김리영 기자


연남동 전철역 근처 대로변에 있는 빌딩들은 신축의 경우 최대 200억원 후반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밸류맵에 따르면 홍대역 3번출구 인근 서교동 대지면적 559㎡ 나대지는 10층 건물로 개발 중인데, 호가만 285억원이다. 인근 대지면적 292 ㎡, 2층짜리 노후 꼬마빌딩은 올해 2월 158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역에서 좀 떨어진 대지면적 329㎡, 지하1층~5층짜리 근린상가도 95억원 수준이다. 이 빌딩은 주변 비슷한 거래보다 3.7% 높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됐다. 연남동 도로변에 있는 약 20평짜리 1층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월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권리금은 없는 경우가 많다.

신지혜 STS개발 상무는 “웬만한 매장은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오프라인 상권에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트렌드가 결합된 체험형 콘텐츠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견됐는데, 다른 상권과 달리 특히 젊고 활동적인 소비층이 많은 홍대에서 먼저 시작된 것 같다”며 “코로나 이후 앞으로 이 같은 체험형 위주의 매장이 더 늘어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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