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전국 이렇게 바뀐다] ⑤인천, 철도·도로 지화하와 GTX로 서울 접근성 높인다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월 인천 지역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 3대 도시 인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광역급행철도 GTX-D·E 노선을 신설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도달 ▲경인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로 지역간 단절 극복, 교통 혼잡 해소 및 주거환경 개선 ▲권역별 특화 첨단산업 집중 육성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대체지 조성 등을 공약했다.
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서울·경기 공약과도 연계돼 있어 빠른 시일 내 실현 가능성이 높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지하로 들어가면 지상에는 업무지구나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주거 환경이 좋아질 전망이다. 반면 GTX-D·E노선이나 9호선~공항철도 직결화 등 철도 사업, 쓰레기매립지 이전은 다른 지자체와 사업비나 이용료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어 중앙정부가 개입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추진…남청라~여의도 17분에 주파
윤 당선인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신월IC에서 인천 서구 가정동 서인천IC를 거쳐 제3연륙교(영종~청라) 입구인 남청라IC까지 잇는 19.3㎞ 구간에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40서울플랜과 연계돼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공약이다. 현재 지상 8차로는 6차로 일반도로, 신월IC~서인천IC 구간은 6차로, 서인천IC~남청라IC 구간엔 4차로 지하도로를 각각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신월IC에서 여의도까지는 이미 지하도로를 개통해 운행 중이다. 총 2조원 규모 사업비를 투입해 재정 사업으로 추진한다.
지하화 사업이 완공되면 경인고속도로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도로가 건설되면 남청라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27㎞ 구간을 17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2025년 제3연륙교 개통과 연계해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 주민의 서울 접근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2023년 착공해 2028년 완공 목표로 추진한다.
윤 당선인은 인천시민 숙원사업이던 경인선 인천역~구로역 구간 지하화도 약속했다. 경인선은 인천 원도심인 미추홀구, 남동구, 부평구 등을 남북으로 양분해 그동안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꼽혔다. 경인선이 지하화하면 지상에 생활편의시설과 업무시설을 지을 수 있고,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만 경인선 지하화 사업은 이용객이 많아 수익성 높은 서울역~영등포역 구간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구로~인천 구간을 전부 지하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TX-D노선 Y자로 추진…9호선 직결 사업도 약속
윤 당선인은 GTX-D노선을 Y자 형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서부권광역급행철도로 예정된 D노선은 경기 김포와 부천을 잇는 속칭 ‘김부선’이 됐지만 종착지인 김포·하남 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해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 GTX-D를 강남~하남 구간으로 연장하겠다는 것. GTX-D노선은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을 신설하고 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까지 연장하는 이른바 ‘김팔선’으로 추진돼 강남을 직결하는 노선이 된다. 여기에 강남 삼성역에서 수서와 광주, 이천을 거쳐 여주를 잇는 지선도 추가해 옆으로 누운 ‘Y자’ 형태로 건설할 전망이다.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김포신도시의 강남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서울 2호선 신도림~강남구간 혼잡 문제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다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예비타당성을 통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 직결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공항철도와 9호선 직결화 사업은 서울역~인천공항을 잇는 공항철도와 9호선을 하나의 전동차가 한 번에 오갈 수 있도록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항철도에서 9호선을 이용하려면 김포공항역에서 열차를 내려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직결화 사업이 완료되면 공항철도 영종도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9호선 선로를 이용해 서울 강남까지 한번에 갈 수 있게 된다. 표찬 하우에스테이트 대표는 “현재 공항철도 영종역에서 강남(신논현역)까지 약 1시간 30분 걸리는데 30분 이상 단축돼 영종도에서 58분이면 강남에 도착할 수 있다”며 “다만 인천시가 서울시에 비해 이용객이 적어 지자체 간 운영비 분담금을 합의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매립장 이전 후 생태공원·기업 유치”
윤 당선인은 인천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의 대체지를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인천은 지난 30년 간 서구에서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해 왔는데 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 불만이 컸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불편을 겪어온 매립지 인근 주민은 물론 인천시민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매립지에 ▲서북부 대표 생태공원 ▲경제자유구역 ▲친환경 고부가가치산업 등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중심으로 권역별로 특화된 바이오·항공·로봇·수소 등 첨단산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송도는 첨단 의료산업단지인 K-바이오헬스 밸리로 육성하고, 영종은 세계적인 수준의 공항에 걸맞는 최첨단 항공정비(MRO) 단지를 조성한다. 청라에는 수소에너지와 로봇 산업을 유치한다. 기존 제조산업단지인 남동국가산업단지, 주안·부평 등 전통 산업단지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연계를 강화한다.
다만 현재 매립지 유치를 밝힌 지자체가 없어 이전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가 법정지원 외 특별지원금 2500억원 지원 등 파격 혜택을 내세워 대체매립지 부지를 공모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지자체가 없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는 인천시에 쓰레기 매립지 사용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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