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수도권 전철 1호선 동대문역. 1번 출구를 빠져나와 북쪽 창신동 방향으로 좁은 오르막길을 올라가자 이른바 ‘절벽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깎아지른 화강암 절벽 주위로 낡은 주택과 상가가 빼곡했다. 절벽마을을 15분쯤 걸었더니 ‘밀림’이라고 적힌 조그마한 간판이 눈에 띈다. 창신동 낡은 주택을 개조해 만든 태국 음식점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갔더니 대형 통유리창 밖으로 이른바 ‘절벽 뷰’가 펼쳐졌다. 절벽에 무성한 수풀과 태국식 인테리어가 어우려져 밀림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골목을 따라 10분쯤 더 올라가니 디저트 가게 ‘도넛정수’가 나왔다. 낡은 집을 빈티지풍으로 개조하고 절벽 쪽으로 통창을 내 남산타워 등 서울 도심이 한눈에 들어왔다. 테이블마다 20~30대 젊은 층이 도넛과 음료를 마시며 휴대폰 카메라로 연신 창밖 풍경을 찍었다.
서울의 대표적 낙후지역인 창신동이 최근 젊은층 사이에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마을 곳곳에 숨겨진 이색 식당과 카페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창신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20년말. 당시 공간 개발 전문기업인 글로우서울이 낡은 주택을 개조해 ‘밀림’ ‘도넛정수’ 등 맛집을 잇따라 개발하면서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창신동을 알고 보면 ‘서울 사대문 안 조망권’이라는 역사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차별화된 상권”이라고 했다. 유 대표는 현재 상권 형성 초기여서 단독주택이나 근생건물 가격이 3.3㎡(1평)당 2500만원 정도로 저렴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요가 있어 투자자나 자영업자가 진입할만하다고 했다.
땅집고가 오는 26일 개설하는 ‘꼬마빌딩 실전투자스쿨 6기’ 과정부터 새로 현장스터디 지역에 포함한 창신동 일대 상권 현황과 개발 전망 등을 살펴봤다.
◇상업시설 절대 부족…식당·카페만 차려도 성공 가능성
창신동은 소위 ‘북고남저(北高南低)’ 지형이다. 남쪽으로 동대문역과 동묘앞역 등이 있고 북쪽으로 해발 124m 낙산을 끼고 있다. 지형이 워낙 가팔라 지하철역 인근 평지에만 식당·카페·편의점 등 상권이 형성됐다. 반면 오르막이 심한 북쪽엔 변변한 슈퍼마켓 하나 찾기 힘들다. 심영규 글로우서울 이사는 “뒤집어 말하면 창신동 절벽마을에는 어떤 업종이 들어와도 기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고 했다. 실제 절벽마을에는 동네 주민이 먹고 마실 수 있는 식당과 카페조차 부족하다. 그는 “창신동에 부족한 식당·카페·주점·편의점 등이 입점하면 동네 주민을 배후 수요로 삼으면서 서울 조망을 보러온 젊은층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우서울은 올 상반기에 중식당, 가맥집, 그로서리스토어(편의점) 등을 잇따라 개점할 계획이다.
◇땅값 2년 새 두 배 올라…영구 조망권 건물 골라야
글로우서울이 창신동에 진출한 후 낡은 주택이나 근생건물을 매입해 가게를 내려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 최근 코로나 19 영향으로 상권이 쪼그라들어 매매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최근 2년간 건물 가격은 크게 올랐다. 글로우서울이 창신동에 처음 진출한 2020년 12월 3.3㎡(1평)당 1300만~1600만원 정도였던 건물 가격은 현재 2500만~3000만원으로 2배쯤 올랐다. 강남권이나 성수동 등 서울 유명 상권이 3.3㎡당 1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창신동은 저렴하다는 평가다.
그럼 창신동에서 어떤 건물을 골라야 할까. 심 이사는 “창신동이 인기를 얻게 된 결정적 이유는 ‘서울 사대문 안 조망’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절벽마을 내 영구 조망권을 확보한 매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창신동에서 가장 높은 낙산이 해발 124m이다. 조망권을 감안하면 100m보다 높은 지대에 매장을 내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창신동 일대 빌딩 매물 3개 중 1개꼴로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한다.
건물 매입 전 구조 검토도 필수다. 철근콘크리트보다 약한 연와조(벽돌) 건물이 많아 향후 리모델링에 견딜 수 있는지 내부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허가 판자촌 등 불법 건축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창신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창신동은 국내 수요 뿐 아니라 향후 외국인 관광객도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상권이 제대로 자리잡으면 땅값이 3.3㎡당 5000만원대까지 오를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꼬마빌딩 실전 투자스쿨 6기 모집>
꼬마빌딩 투자 노하우를 알려주는 ‘땅집고 꼬마빌딩 실전투자스쿨 6기’ 과정이 확 바뀌었다.
꼬마빌딩은 규제가 덜해 자산가가 몰리고 투자 자금도 계속 흘러들고 있다. 하지만 빌딩 가격이 많이 단기 급등했고 최근 상권 위축으로 공실 위험도 무시할 수 없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
꼬마빌딩 실전투자스쿨에선 현직 유명 빌딩중개법인 중개사, 세무사 등이 투자 결정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빌딩 트렌드, 지역별 시장·매물 분석, 공실 없는 빌딩 운영 노하우 등을 알려준다. 6기 과정에는 공간 기획 강의를 추가하고, 최근 핫플로 떠오른 종로 창신동 상권을 현장 스터디에 포함했다.
강의는 총 9회다.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권과 가치 투자’를 강의하고 종로구 창신동 상권을 분석한다. 권기성 ERA코리아 전무가 서초권 상권을, 전하나 에이트빌딩 이사가 성동구 성수권 상권을, 노창희 리맥스코리아 부사장이 강남구 역삼·삼성권 상권을 각각 분석한다. 꼬마빌딩 절세 노하우는 방범권 세무사가 알려준다.
현장스터디는 4회 진행한다. 사전 이론 강의에서 배운 서초·성수·창신·역삼삼성권 등 4개 지역을 직접 찾아가 투자 사례와 매물을 답사하는 필드 스터디 방식이다. 오는 26일 개강하며 수강료는 140만원이다. 홈페이지(www.zipgobuild.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