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조합이 시공사업단과 맺었던 공사비 5600억원 증액 계약을 취소하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16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2019년 12월 임시총회에서 의결한 ‘공사계약 변경의 건’을 취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표결에는 조합원 4822명(서면 포함)이 참여했고, 이 중 94.5%(4558명)이 찬성했다.
이번 총회에서 무효가 된 계약은 재건축 공사비를 기존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0년 6월 재건축 조합이 시공단 건설사 4곳(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계약서에 서명했다. 공사비 증액 이유는 설계 변경 및 단지 고급화 등이었다.
하지만 계약 직후 계약을 체결한 조합장이 해임되고, 2021년 5월 새 조합 집행부가 출범했다. 새 조합은 공사비 증액 계약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계약이 총회 의결을 통해 맺어졌고, 관할 구청 인가까지 받았다”며 “그동안 공사비를 한 푼도 못받은 채 자금 1조6000억원을 들여 외상으로 공사를 해왔는데, 조합이 정당항 공사비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며 반박한다.
결국 시공사업단은 지난 15일 공정률 52%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현장은 전면 폐쇄됐다. 조합과 시공단 간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 표류할 경우 금융비용이 증가해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조합은 지난달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시공사들도 맞대응 한다는 입장이라, 최종 결론은 법정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기존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 새아파트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가구수만 4700가구로 서울 재건축 사업 중 최대어로 꼽힌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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