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와, 저 건물 좀 봐"…너무 가늘어 보기 고통스럽다는 마천루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4.14 11:29 수정 2022.04.15 10:07

[기묘한 건축] 깎아놓은 연필 닮아…지상 435m 고급주택 ‘스타인웨이 타워’

[땅집고] 올해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준공한 초고층 건물 '스타인웨이 타워'. 세계에서 가장 얇은 마천루로 평가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와, 어떻게 저렇게 얇은 빌딩을 지었을까요? 멋지긴 한데, 태풍이라도 불면 뚝하고 부러질까봐 무섭네요.”

올해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옆에 초고층 아파트인 ‘스타인웨이 타워’(Steinway Tower)가 준공해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착공해 9년 만에 완공했다. 건물 높이는 하늘을 뚫을 것처럼 높은데 건물 폭이 좁아, 마치 날카롭게 깎은 연필이 서 있는 듯한 모습이다.

실제로 이 건물은 완공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마천루 자리에 올랐다. 총 435m에 최고 82층 높이인데, 건물 폭은 18m에 불과하다. 건물 너비 대 높이 비율이 1대 24다. 높이로만 따지면 1위인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541m), 2위인 ‘센트럴파크 타워’(472m)에 이어 세 번째다.

[땅집고] '스타인웨이 타워'는 1925년 준공한 '스타인웨이 홀'을 포함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스타인웨이 타워’ 특징은 부러질 듯한 외관만이 아니다. 분명 올해 준공한 새 건물인데, 올해로 98년된 낡은 건물을 품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원래 ‘스타인웨이 타워’가 있던 자리에는 명품 피아노 제조업체 스타인웨이 앤 선스(Steinway&Sons)가 1925년에 지은 뉴욕 본부이자 쇼룸인 ‘스타인웨이 홀’이 자리잡고 있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인 만큼 2001년 랜드마크로 지정돼, 개발자 마음대로 철거가 불가능했다.

[땅집고] 스타인웨이 타워 앞쪽에 기존 저층 건물인 '스타인웨이 홀'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스타인웨이 홀 뒤편으로 스타인웨이 타워 골조가 올라가고 있다.


이에 ‘스타인웨이 타워’는 기존 홀을 앞쪽에 두고, 새 건물을 뒷편에 짓게 됐다. 고층 빌딩이 밀집한 뉴욕 센트럴파크 일대에서 거의 유일하게 낡은 건물과 새 건물의 조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땅집고] '스타인웨이 타워'는 테라코타, 유리, 청동으로 외관을 마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외관 마감 자재는 크게 3가지를 썼다. 점토를 구워 만든 테라코타와 청동, 유리다. 테라코타 패널은 각각 가로 4피트(122㎝)에 세로 16피트(487㎝) 크기다. 총 4만3000개 패널이 붙어있다. 각 패널을 수직으로 배치하고, 사이사이에 청동 자재를 넣었다.

설계를 맡은 건축회사(SHoP Architects)는 “테라코타가 내는 크림색 빛이 오래된 스타인웨이 홀과 조화를 이룬다고 판단했다”며 “여기에 청동과 유리를 더해 조명과 각도에 따라 건물 색상이나 질감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고 했다.

[땅집고] '스타인웨이 타워'는 인근 저층 건물의 공중권을 매입해서 초고층으로 지을 수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스타인웨이 타워’가 공중권(air rights)을 매입해 높이를 확 끌어올린 점도 돋보인다. 해당 부지는 원래 최대 212m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었다. 그런데 인근 저층 건물이 갖고 있던 공중권을 총 1억3150만달러(약 1616억원)에 매입해 최고 435m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권이란 법적 용적률에 따라 한 건물의 상부 공간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미국에선 이 공중권을 사고 팔 수 있다. 만약 최고 10층까지 건축 가능한 지역에 들어선 A건물이 3층이라고 가정하자. B건물이 A건물로부터 공중권을 사들이면, B건물은 최고 17층까지 지을 수 있는 것이다.

[땅집고] '스타인웨이 타워' 아파트 내부. /질로우


[땅집고] '스타인웨이 타워' 아파트 거실. /질로우


‘스타인웨이 타워’는 최고 82층이다. 지상 5층까지는 공용 커뮤니티 시설과 상가를 배치하고, 나머지 77개층에는 고급 아파트 총 60가구를 지었다. 아파트는 ‘스타인웨이 홀’ 부분에 14가구, ‘스타인웨이 타워’에 46가구다. 센트럴파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꼭대기층은 3개층을 1가구로 설계한 펜트하우스가 있다. 입주자들은 타워 내 25m 길이 수영장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침실 3개와 욕실 5개가 있는 334㎡(101평) 아파트가 1075만달러(132억3200만원)에, 침실 4개짜리 662㎡(200평) 아파트가 6600만달러(812억4000만원)에 각각 매물로 등록돼 있다. 월세 매물도 있다. 침실 2개가 있는 251㎡(75평) 아파트 임대료가 월 2만7500달러(3384만원)다.

‘스타인웨이 타워’는 가늘고 뾰족한 외관으로 랜드마크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선 “보기 고통스러울 정도로 얇다”는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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