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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서 폐기처분한 '뉴스테이' 尹정부서 부활하나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2.04.13 11:16 수정 2022.04.13 11:25

[윤석열號 부동산 대전환] ⑧문재인 정부서 폐기된 뉴스테이, 임대정책 핵심으로 부활?

[땅집고] 국내 1호 뉴스테이 입주단지인 경기 수원 오목천동 '수원권선 꿈에그린' 아파트. /이상빈 기자


[땅집고] 문재인 정부 들어 사실상 폐기했던 기업형 임대주택, 일명 뉴스테이 부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세시장 안정대책 중 하나로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뉴스테이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은 지난 3월 29일 “2015년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를 도입했으나 시행 3년 후 지원 축소, 규제 강화 등 제도 변화로 민간 임대주택 공급 불안정을 야기했다”면서 “등록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테이는 민간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분양받은 뒤 임대주택을 짓고 임대의무기간인 8년 뒤 분양 전환하는 방식이다. 2015년 1월 박근혜 정부가 중산층 세입자 대책으로 도입했다. 임대료 상승률이 연 5% 이내로 제한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임대 기간 후 분양전환 시 민간기업에 개발 이익이 과도하게 돌아가는 것은 특혜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원을 축소하고 임대료를 더 낮춘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개편했다. 사실상 뉴스테이를 폐지한 것과 다름 없다.

■“임대료 연 5% 이상 못 올려…주변 임대료의 절반”

인수위가 뉴스테이에 관심을 갖는 목적은 임대시장 안정화다. 장기 거주가 보장되면서 임대료 상승은 낮은 뉴스테이를 공급해 전·월세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를 살펴보면 전·월세가격 폭등으로 매매가격도 덩달아 올라갔다”면서 “뉴스테이는 중산층이 주거환경이 좋은 아파트에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8년 뒤에는 분양도 노려볼 수 있어 임대와 매매시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실제로 뉴스테이 단지는 주변 단지보다 임대료가 절반 가량 낮다. 첫 분양 당시 임대료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주변 아파트 임대료가 계속 폭등한 탓이다. 1호 뉴스테이 사업인 인천 미추홀구 ‘도화 e편한세상’은 2022년 현재 기본 임대료가 보증금 약 6600만원, 월 임대료 56만원 수준이다. 반면 미추홀구 일대 같은 면적 아파트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5000만원, 월 100만~120만원 수준으로 월세가 2배 가량 비싸다.

[땅집고] 2015년 8월 국내 첫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단지인 '도화 e편한세상'의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의 모습. /성형주 기자


뉴스테이는 임대료 상승률도 높지 않았다. 법정한도는 연 5%인데 실제 상승률은 더 낮았다. ‘도화 e편한세상’ 전용 59㎡는 2018년 2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3만원으로 첫 입주를 완료했다. 2년 뒤 2020년 2월 재계약 때 보증금 6578만원, 월 임대료 55만6500원으로 각각 1.8%, 1.18% 올랐다. 올해는 코로나 위기를 감안해 임대료와 월세를 동결했다. 반면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 월 임대료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2.3%, 3.16% 상승했다. 뉴스테이 임대료 상승률이 낮은 것은 법 자체에서 임대료 상승률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입주민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입주를 완료한 뉴스테이 단지들은 공실률이 사실상 0%다. 주변 다른 단지보다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뉴스테이 입주관리업체 관계자는 “입주대기자들이 순번을 받고 기다리고 있다”고했다. 대우건설이 뉴스테이로 공급한 경기 화성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입주민 A씨는 “임대료가 주변보다 훨씬 저렴해 공실이 나오면 입주자가 바로 채워진다”고 했다.

■ 임대수익보다 손실이 더 크기도…분양수익은 법령 미비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뉴스테이를 사실상 고사(枯死)시켰다. 초과이익 대부분을 민간이 가져가도록 설계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한 뉴스테이 23개 사업장 중 12개 사업장이 초과이익의 100%를 민간이 가져가도록 설계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송영길 당대표는 “(뉴스테이 사업은) 총 12개 사업에 4조8000억 원의 이익을 민간이 독식하는 걸로 돼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실체가 없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대형 건설사인 A사 관계자는 “뉴스테이는 임대료 인상 제한 때문에 정치권이 주장하는 수준의 수익을 가져가기 힘들다”며 “기업이 임대하는 주택인 만큼 8년간 건물 노후화에 대응할 수 밖에 없어 유지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땅집고] 대우건설이 뉴스테이 단지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주)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 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지난해 영업실적. /전자공시시스템


실제로 뉴스테이 사업장 대부분은 수익은 커녕 영업손실을 입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사업 임대수익으로 연간 24억6800만원을 벌었다. 반면 손실은 86억76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공급한 ‘힐스테이트 호매실’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미반영 손실누적액이 66억원을 기록했는데 연간 임대료수익은 52억원 수준에 그쳤다.

물론 8년 뒤 분양 전환할 때 집값이 많이 오르면 건설사들이 제법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전환 당시 감정가를 기준으로 분양하면 집값 급등기에는 건설사가 수익을 남길 수 있고, 집값 하락기에는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재 뉴스테이에 대해 분양전환을 할 때 어떻게 분양가를 책정할지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뉴스테이는 제도 보완이 없다면 분양 전환 때 극심한 갈등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다만, 건설업계는 정부가 정책자금을 투입해 공급한 주택인만큼 건설사가 집값 상승 수익을 모두 가져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스테이 사업이 부활하면 임대시장 안정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손해보면서 임대주택을 지으라는 것은 상식에 맞지도 않고, 실현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참여를 유도하면서 임대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뉴스테이 사업이 부활한다면 그 성패는 결국 공익과 사익의 적정 지점을 찾는데 달렸다고 볼 수 있다”면서 “사업 수익 일정 부분을 영구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기부채납하는 등의 안전 장치를 마련하면 충분히 괜찮은 정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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