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가동 재개발 조합이 최근 시공 주관사를 롯데건설에서 DL이앤씨(DL E&C)로 교체하도록 요구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눈길을 끈다. 롯데건설이 제안한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아닌 DL이앤씨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단지 이름에 넣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브랜드 때문에 주관사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신가동 재개발 조합은 지난 4월 9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아파트 브랜드 결정’ 안건과 ‘공동이행방식에 따른 대표시공사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아파트 브랜드를 DL이앤씨의 ‘아크로’로 하고 이를 위해 대표시공사(주관사)를 롯데건설에 DL이앤씨로 변경하도록 시공단에 요구하기로 한 것.
신가동 재개발 사업은 광주 광산구 신가동 842-9 일대에 최고 29층 51동 아파트 4732가구를 신축하는 것으로 공사비 규모가 8000억원에 달한다. 2015년 빛고을드림사업단(롯데건설·DL이앤씨·GS건설·SK건설·한양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컨소시엄 지분은 롯데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이 각각 25%이며 SK건설과 한양건설이 각각 12.5%다.
시공단에서는 이번 결정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기존 시공사를 해지하는 것이 아니지만 주관사와 브랜드를 바꾸는 것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조합에서 주관사 변경과 브랜드 변경을 결정한 것은 맞지만 그에 따른 공사비 변경 등을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확정된 것으론 볼 순 없다”면서 “공식 요청이 전달되면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건설도 ‘르엘’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있는데 조합측이 DL이앤씨 ‘아크로’를 원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DL이앤씨와는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수주전에서 ‘르엘’과 ‘아크로’로 경쟁을 벌였다가 패한 적이 있다”면서 “올해도 안양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에서 건물 붕괴 사태로 코너에 몰렸던 HDC현대산업개발에 시공권을 빼앗기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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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은 지분이 동일한 만큼 주관사 변경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에서 원래 ‘롯데캐슬’ 적용을 검토했는데 조합원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하면서 ‘아크로’로 민심이 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은 총회 안건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했다.
정비업계는 시공단이 조합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앞서 같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광천동 재개발 조합’이 시공단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했다가 거부하자, 지난해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선정한 적이 있어서다. ‘광천동 재개발 사업’은 지상 최고 33층, 5611가구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달 현대건설을 단독시공사로 선정해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사비 인상이 관건인데 광천동 재개발의 선례가 있는 만큼 조합과 시공단이 적정선에서 타협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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