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작년 이른 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매수의 주역이었던 2030 젊은층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5개월 연속 줄었다. 이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 평균 1억6000만원대의 대출을 받아 3억6000만원대 수준의 집을 구매했으며, 집값은 5억원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는 17년 동안 매달 80만원씩 상환해야할 전망이다.
6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1년 사이 거주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 중 41.4%는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 89.8%는 지난해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을 활용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14.7%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전체 세대(79.1%)보다 10%포인트 높았다. 20·30세대가 구입한 주택 유형은 아파트가 84.1%로 가장 많았다. 주택을 매수한 당시 평균 가격은 3억6446만원이었다. 현재 5억651만원으로 상승하면서 1년 만에 1억4205만원(39.0%)이 올랐다. 이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 평균 1억6720만원을 대출받았고 매달 80만원을 상환하고 있었다. 보고서에는 매달 80만원씩 대출을 갚는다면 17.4년 동안 상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 같은 영끌족은 더 증가하지 않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404건 가운데 20대 이하와 30대가 매입한 건수는 전체의 36.0%에 해당하는 506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만 해도 2030 매입 비중이 44.1%에 달했지만, 이후 5개월째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이 아닌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20~30대의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30의 경기 아파트 매수비중은 지난해 9월에는 1만3997건 가운데 5443건으로 전체의 38.8%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2월 들어 2030은 전체 거래 4537건 가운데 1568건을 매매하며 34.5%로 비중이 줄었다.
최근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자금 부담이 큰 2030세대의 매수가 더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2.8에서 86.8까지 쭉 하락세를 기록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2030의 매수 유입을 가로막았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차주 단위 DSR 1단계가 시행됐다. 해당 기준에 걸리는 차주의 경우 1년 대출 원금 및 이자 상환금액을 합쳐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올해 1월부터는 차주 단위 DSR 2단계 규제까지 적용됐다. 적용 대상은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에 대해 DSR 40%를 적용하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30대 이하 세대가 대출을 받기 더 어려워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DSR 규제가 여전하고, 주택 구매 유인도 상당히 떨어진 만큼 젊은 층의 주택 매수세가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는 “새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했는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까지는 완화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주택 구입자금이 부족한 젊은층이 지난 1~2년처럼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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