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4월이냐, 5월이냐…'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文-尹 신경전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4.04 11:20 수정 2022.04.04 11:54

[땅집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배제해달라고 현 정부에 공식 요청한 가운데, 정부가 이를 언제쯤 받아들여 시행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는 지난달 31일 경제분과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1년간 한시 배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게 중과세율이 아닌 최고 45% 기본세율을 적용해 한시적으로 세금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2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를, 3주택자에는 30%포인트를 중과한다. 시세차익의 75%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지방세를 포함하면 세율이 최고 82.5%에 육박한다.

일단 소득세법 시행령을 고쳐 다주택 중과 제외 대상에 ‘보유 기간 2년 이상인 주택 양도’를 추가하면 다주택자도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면할 수 있다.

[땅집고]서울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나붙은 양도세, 종부세 상담 안내문. /연합뉴스


단, 법률에서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양도에 대한 세율 중과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을 고치지 않으면 2년 미만 보유자는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항구적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를 위해서는 결국 소득세법을 고쳐야 한다.

인수위는 일단 한시적인 중과 배제를 시행하고 향후 부동산 세제 정상화 과정에서 다주택 중과세 정책 자체를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중과 배제 시점이다. 인수위 발표로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는 기정사실이 됐지만, 이 조치가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현 정부의 의지에 달린 상황이다.

시행령 개정은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고 시행령 개정 등 행정 절차를 마친 뒤 소급하면 당장 발표일 다음 날부터 중과 배제 적용이 가능하다.

10년 이상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배제했던 2019년 12·16 대책 발표 당시에도 바로 다음 날인 12월 17일부터 이듬해 6월 30일까지 중과 배제를 해준 사례가 있다. 당장 이달 중에라도 정부가 발표만 하면 중과 배제 시행이 가능한 셈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내놓은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에 “지금으로서는 선택하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기획재정부도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흐름이 어렵게 자리잡은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만일 현 정부에서 양도세 중과 배제가 추진되지 않는다면 차기 정부 출범 다음 날인 5월 1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면 일부 매물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결국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위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현 정부와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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