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익률 대박이네'…입지 안 좋은 이 건물이 빵 뜬 비결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4.04 10:49 수정 2022.04.04 15:43
[땅집고] 이효린 인창개발 리테일마케팅팀 부장은 땅집고 인터뷰에서 "요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부터 살펴봐야 내 건물에 맞는 임차인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 김리영 기자


[땅집고]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도 크게 늘었죠. 건물주라면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 변화부터 세심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MD(merchandise·상품기획) 전문가인 이효린 인창개발 리테일마케팅팀 부장은 “내 건물의 입지와 주변 시설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큰 전략을 짜기 위해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일본 모리빌딩과 교보리얼코 리테일팀에서 중소형 빌딩 매입·매각과 자산관리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포한강 푸르지오’ 상가를 비롯해 서울 신림동 ‘포도몰’, 사당동 ‘파스텔시티’ MD 컨설팅에도 참여했다. 이 부장은 땅집고가 국내 중소형빌딩 건물주 대상으로 진행하는 ‘중소형빌딩 자산운영관리 설루션’ 3기 교육 과정에서 ‘중소형 빌딩의 자산가치 향상 방안: MD구성 중심으로’란 주제로 강의한다. 강의에 앞서 이 부장을 만나 핵심 내용을 미리 들어봤다.

―MD를 구성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하고 있는 업종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떠오르는 업종은 크게 ‘1인 가구 증가’, ‘반려동물과 식물을 기르는 인구 증가’, ‘취미생활 다양화’라는 큰 흐름과 연관돼 있다. 주변이 역세권인지, 오피스 지역인지, 주택가인지, 경쟁 업종은 무엇인지 등을 고려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건물주가 자신의 건물을 활기 있게 만들려면 어느 지역에서나 공통적으로 장사가 잘 되는 업종, 최신 상권의 트렌드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땅집고] 골프존이 운영하는 실내 스크린골프장. 최근 20~30대 젊은층은 골프장을 즐겨찾고 있다. /골프존·조선DB


―최근 새로 유행하는 이색 공간이나 상업시설을 꼽는다면.
“요즘 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낮아졌다. 20~30대 젊은 1인가구 등이 다양한 취미 생활을 찾기 시작했는데, 골프가 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스크린골프나 아카데미도 급증했다. 단지 연습만 하는 것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실외 골프연습장부터 스크린 골프, 용품 구매와 식사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겼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증가하면서 수많은 업종을 창출했다. 강아지 피트니스, 애견 펜션 같은 공간이 대표적이다. 강아지가 마실 수 있는 일명 ‘멍푸치노’와 사료를 조합한 식음료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이런 공간들은 규모를 떠나 어떤 설비와 서비스를 갖추고 방문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지난 2~3년간 유행했던 ‘공유 공간’도 점차 다분화하고 있다. 공유 주택, 공유 오피스, 공유 주방은 물론 최근엔 공유 미용실까지 생겨났다. 헤어 디자이너들이 한 브랜드에 속하지 않고 설비만 공유하면서 각자 손님을 받는 식이다. 이런 변화를 이해한다면 보다 다양한 세입자를 구할 수 있고 건물 가치도 높일 수 있다.”

―상권에 따라서 MD구성 전략도 달라질 것 같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업종이 내 건물 주변에 없다면 먼저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반드시 희소성 있는 업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권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주변에 커피숍이 우후죽순 생겨날 때 똑같이 커피숍을 운영하면 망할 위험도 있지만 정반대 경우도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역사거리 코너에 신축한 3층 건물이 대표적이다. 방배역사거리에서 7호선 내방역까지 가는 길에는 유독 병의원이 많다. 이 거리에서는 병의원을 유치하는 것이 다른 업종보다 훨씬 이득이다. 단, 병의원을 운영할 세입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건물주는 컨설팅을 통해 건물 상층부에 병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메디컬 전문업체를 소개받았다. 상권을 분석할 때 희소성이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집적 효과도 잘 살펴봐야 한다.”

[땅집고] 서울 방배동 노후 3층 빌딩(왼쪽)을 5층 빌딩으로 신축했다. 상층부에 병의원이 들어섰고 카페, 베이커리, 편의점 등 생활편의시설을 넣었다. /인창개발 제공


―임차인을 찾는 방법도 다양해졌는데.
“예전엔 수동적으로 신축 건물에 임차인이 찾아올 때까지 부동산 중개업소에만 맡겨놓고 막연히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건물주가 적극적으로 임차인을 찾아나서야 한다. 이때 시중에 나온 부동산 임대관리 플랫폼 등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요즘은 토지면적이나 주소를 입력하면 주변 임대료 시세, 수익률 등을 금방 알 수 있다. 임차인을 찾을 때도 상권과 지역에 따라 업종 분석을 다르게 해준다. 예컨대 어떤 상권에선 ‘테라스’가 딸린 공간 임대료가 10% 정도 높다는 것을 발견한 사례도 있다. 이를 참고해 모든 층에 테라스를 넣고 전체 건물 임대료를 높인 사례도 있다. 전문가에게 컨설팅 받는 것도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중소형빌딩을 보유한 건물주 대부분 연령이 많고 프롭테크 기반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임차인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하는 시대에는 부동산 임대관리 플랫폼 활용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땅집고] 국내 배달업 종사자 수와 국내 주요 배달앱 월별 접속자 수. /김의균 기자


―코로나 사태가 끝나가는데. 향후 어떤 업종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는지.
“코로나가 종식되면 생활 패턴는 크게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대면활동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야외활동 관련 상업시설이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작은 중소형 빌딩도 사람들이 직접 찾아왔을 때 얻어갈 수 있는 경험이나 재밋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그 건물을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를 것이다. 거리두기 완화로 각종 이벤트 공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처럼 SNS(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예쁘고 독특한 공간에 대한 수요도 이어질 것이다.

최근엔 코로나로 우울증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상담을 받는 사람도 많아졌다. 의료, 건강, 심리상담센터 등 건강 관련 산업도 중소형빌딩이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이라고 본다. 온라인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쇼핑, 배달 서비스 등은 편리함이 입증됐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택이나 분산근무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모임공간 역시 한동안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내 빌딩 몸값 높이기' 특급 비밀을 알려드립니다>

땅집고가 국내 중소형 빌딩 건물주 대상으로 ‘중소형빌딩 자산운영관리 설루션’ 3기 교육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건물 임대 수익률과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고 싶은 건물주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노하우와 전략을 알려주는 강의다. 4월12~27일까지 총 6회로 진행하며 현장 스터디 1회를 포함한다.

이충묵 더트웰브PMC 대표는 ‘내 건물의 가치 상승을 위한 임차인 찾기’에 대해 소개한다. 전하나 에이트빌딩 이사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하는 중소형 빌딩 자산가치 분석’, 이효린 인창개발 부장은 ‘중소형 빌딩의 자산가치 향상 방안: MD구성 중심으로’를, 송경은 리맥스코리아 팀장은 ‘중소형빌딩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유지관리와 매각 노하우’에 대해 각각 강의한다. 최인용 가현세무법인 세무사는 ‘중소형 빌딩 세금 관리와 절세 전략’을 강의한다.

현장 스터디는 알짜 중소형 빌딩이 밀집한 서울 잠실 송리단길 일대에서 송경은 리맥스코리아 팀장이 진행한다. 수강료는 130만원이다. 홈페이지(www.zipgobuild.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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