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서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낼 각오하고 있었는데, 이번 1주택자 세 부담 완화 조치 덕분에 종부세 60만원 안내도 된답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공시가격 기준을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거래가로 13억~16억원 정도였던 아파트가 올해 공시가격 11억원 선을 넘기면서, 처음으로 종부세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올해 예정됐던 ‘첫 종부세’를 면제받는 단지들이 생길 예정이다. 지난 23일 현 정부가 2022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하면서 세 부담 완화 조치를 함께 내놨기 때문이다. 1주택자에 한해 올해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올해 공시가격이 아닌 지난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이 조치에 따라 원래대로라면 올해 공시가격이 11억원을 돌파해 처음으로 종부세를 낼 예정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종부세 0원’ 혜택을 받는 아파트가 나온다.
그럼 어떤 아파트가 종부세를 얼마나 면제받게 되는걸까. 땅집고가 부동산세금 자동화 전문 스타트업인 ‘아티웰스’가 개발한 셀리몬 세금계산기로 계산해본 결과, 전국 단지별로 적게는 5만~10만원 내외에서 많게는 60만원 넘게 감면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자공제나 장기보유공제는 적용받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올해 첫 보유세를 면하게 된 아파트를 지역별로 꼽아봤다.
■서울: 강남권 ‘이수힐스테이트’ 65만원, 강북권 ‘마포센트럴아이파크’ 56만원 면제
서울 강남권에선 동작구 ‘이수힐스테이트’ 108㎡가 눈에 띈다. 지난해 공시가가 10억8300만원이라 종부세 부과를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재산세만 327만원 정도 냈다. 올해 공시가는 전년 대비 16% 오른 12억6500만원이다. 당초 재산세 394만원과 함께 첫 종부세로 65만원을 낼 예정이었다. 총 보유세가 46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세 부담이 40% 증가하는 것. 그런데 1주택자라면 지난해 공시가로 세금을 매겨, 올해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밖에는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84㎡(공시가 10억8300만원→11억7900만원·8% 상승)가 종부세 34만원을, 강남구 논현동 ‘논현신동아파밀리에’ 84㎡(공시가 10억9100만원→11억3200만원·3% 상승)가 13만원을 각각 면제받을 예정이다.
강북권에선 마포구 ‘마포센트럴아이파크’ 111㎡가 올해 첫 종부세를 면하게 됐다. 지난해 공시가가 10억6300만원이라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319만원 가량 냈던 아파트다. 지난해 9월 19억3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올해 공시가격이 12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 원래대로라면 종부세 56만원과 재산세 381만원을 합해 보유세로 총 438만원을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 부담 완화 조치로 종부세는 0원이며, 재산세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면 된다.
강북권에서 첫 종부세 면제를 받는 단지가 또 있다. ▲성동구 성수동2가 ‘성수롯데캐슬파크’ 101㎡(공시가 9억3200만원→11억8800만원·27% 상승)가 38만원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84㎡(공시가 10억8000만원→11억1600만원·10% 상승)가 6만원 감면받는다.
■경기: 위례신도시 단지들 종부세 약 60만원 감면…‘GTX-C’ 호재 낀 의왕에선 25만원 할인해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20.69%나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너무 비싸지자 주택 수요가 경기권으로 대거 이동한데다,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서울과 경기권을 잇는 교통망 정책을 여럿 내놓으면서 경기권 집값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와 맞붙어있는 위례신도시에서 올해 첫 종부세를 면제받은 단지가 여럿 보인다. 성남시 수정구 ‘힐스테이트위례’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99㎡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2200만원에서 올해 12억1600만원으로 18% 오르면서 종부세 부과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주택자라면 세 부담 완화 조치를 받아 종부세 50만원을 면제받을 예정이다. 인근 ‘위례자이’ 101㎡(공시가 10억6000만원→12억3400만원·16% 상승)도 종부세 57만원을 감면받는다.
과천시는 지하철 4호선을 타면 15분 내외로 서울에 진입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준(準) 강남’이란 별칭을 얻었다. 과천시에선 ‘과천주공8단지’ 83㎡가 올해 종부세 42만원을 면제받을 예정이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300만원에서 올해12억3000만원으로 22% 상승했다.
GTX-C노선 개통 호재로 집값이 급등한 의왕시에선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가 있다. 이 아파트 99㎡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400만원 11억6300만원으로, 무려 44%나 올랐다. 하지만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한 채만 보유한 1주택자라면 올해 종부세 25만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방: 부산 오션뷰 아파트 46만원, 명문 학군 낀 대구 수성구 단지는 7만원 감면
올해 지방에서 공시가격 11억원을 처음으로 넘긴 아파트 대다수는 부산·대구 지역에 있다.
부산에선 해운대를 끼고 있어 ‘오션뷰’ 조망이 가능한 단지들 가격이 높은 편이다. 최고 80층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면서 총 1788가구 규모 대단지인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이 아파트 145㎡ 공시가가 지난해 10억6300만원에서 올해 13억8100만원으로 29% 뛰면서 종부세 46만원이 부과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1주택자 세 부담 완화 조치로 종부세는 ‘0원’이 됐다. 인근 ‘해운대비스타동원’(2019년·504가구) 104㎡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공시가격이 8억9600만원에서 11억8900만원으로 32% 상승하면서 종부세 부과 기준선인 11억원을 돌파했는데, 올해 예정 종부세였던 30만원을 면제받게 됐다.
대구에서 명문 학군을 끼고 있어 집값이 높은 수성구에선 ‘수성3가 롯데캐슬’이 올해 종부세를 면제받는다. 이 아파트 161㎡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라면 종부세 7만원이 감면된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100만원에서 올해 11억1700만원으로 11%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1주택자 세 부담 완화 대책이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조삼모사’(朝三暮四)식으로 내놓은 것이라,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대책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이후에는 그동안 쌓인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는 “지금 같은 임시 방편으로 세금을 계속 부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정부에선 재산세와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세, 과표 현실화 비율 등이 현재 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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