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산 사람을 위한 아파트가 아니라, 죽은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가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귀신 아파트’가 화제다. 외관은 일반 아파트와 똑같은데, 집 안에 산 사람들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이 아파트는 망자(亡者)들을 위한 납골당이다.
‘귀신 아파트’는 중국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톈진(天津)에 있다. 약 5㏊ 규모 넓은 부지에 아파트 16개동이 들어서 있다. 각 층은 25가구인데 가구당 면적은 20~50㎡ 정도다.
얼핏 보면 우리가 아는 아파트와 비슷하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차이점이 많다. 가장 먼저 일반 아파트가 창문에 유리를 끼워 채광을 효과를 높이는 것과 달리 ‘귀신 아파트’는 단지 내 모든 창을 검게 칠해 햇빛을 차단한 것이 눈에 띈다.
집 현관문도 다르다. 보통은 현관문에 숫자로 된 아파트 호수가 적혀있는데, 이 단지는 납골당인 만큼 ‘○○씨 사당’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큼직한 붉은 꽃 장식도 함께 걸려 있다.
중국 뉴스 사이트 ‘소후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00여가구가 이 ‘귀신 아파트’를 매입해, 단지에 안치된 유골함만 10만개에 달한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초기에는 1㎡당 3000위안(약 57만원)이었던 납골당 가격이 7000위안(약 133만원)으로 두 배 넘게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아파트라면 저층일수록 집값이 저렴하고, 고층일수록 조망이 좋은 ‘로얄층’이라고 해서 집값이 더 비싸다. 하지만 ‘귀신 아파트’ 집값은 정반대다. 지하실이 가장 비싸고, 꼭대기층으로 갈수록 가격이 싸다. 풍수지리상 망자를 대지와 가까운 곳에 안치할수록 편안한 땅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중국인의 믿음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귀신 아파트’를 본 네티즌들은 “유골함이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라니 무섭고 기괴하다”, “살아있는 나는 원룸 빌라 사는데, 죽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다니 나보다 신세가 더 낫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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