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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도 너무 올랐다" 건설업계 초비상…분양가 상승 불가피?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2.03.10 07:21
[땅집고] 아파트 공사 현장. /조선DB


[땅집고] 갈수록 치솟는 공사비 부담으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사태 확산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원자재 값이 치솟은 탓이다. 공사비 증가로 업계는 신규 투자 위축과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철근콘트리트협회는 계약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전국 20여개 사업장에서 공사 중단을 예고했다. 원자재 단가가 너무 올라 기존에 계약한 단가로는 공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전국철근콘트리트협회와 원청 시공사들은 하도급 공사비 인상 협상을 이어오다가 최근 계약 단가를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관련기사] 치솟는 자재값·인건비…전국 20여개 건설현장 멈춰섰다

이번 합의로 골조공사 전문 업체가 복귀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모든 공사장이 일단 정상화한 것. 전국철근콘트리트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가 계약 단가 인상에 응하면서 지난 3일부터 모든 공사장에 전면 복귀했다”면서 “작년 3월과 비교해 철물, 자재, 합판은 50% 정도 인상할 계획이고 인건비는 10~30%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땅집고] 최근 급등하는 건설자재 가격. /손희문 기자


막판 협상 타결로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당장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부터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 철근이나 콘크리트 공급은 월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인상 단가가 바로 적용된다. 공사비 중 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30~5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공사의 사업성은 땅값 등 부동산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공사비 증가가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공사비 부담이 늘어난 만큼 신규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문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공사비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건설 사업은 건축주가 자금 조달과 공사비 등을 결정하지만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공사비 증액 부담을 조합원이 떠안아야 한다. 그런데 조합원마다 자금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부담금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기 마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서울 강남권의 경우 3.3㎡(1평) 당 500만원 중후반~600만원 후반, 비강남 서울의 경우 400만원 후반~500만원 중후반, 지방광역시의 경우 400만원 후반대로 공사비가 책정돼 있는데, 원자재 값 상승을 반영하면 평당 30만~70만원이 오르게 된다”면서 “1000가구, 연면적 3만평 아파트라고 가정하면 공사비가 200억원 이상 더 드는 셈”이라고 했다.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철강석 수출 분야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5위를 기록한 주요 공급자다. 원유도 하루 70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알루미늄(6%), 니켈(7%), 코발트(4%), 구리(3.5%) 등 비철금속과 레미콘, 석탄도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우크라이나도 철광석 수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땅집고] 2022년 3월7일 기준 주요 원자재 가격.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국토교통부가 기본형건축비를 인상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국토부는 공사비 증감 요인을 반영해 매년 3월과 9월 정기적으로 기본형건축비를 고시한다. 그런데 3월 기본형 건축비 고시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자재 값이 폭등한 만큼 이를 반영한 기본형건축비를 다시 고시할 수도 있다는 것.

[관련기사] 분양가 더 뛰나…3월부터 기본형건축비 ㎡당 4만7000원 올라

국토부 관계자는 “기본형건축비를 발표한 지 한 달도 안돼 당장 더 올리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급등을 계속 주시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땅집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주택의 3.3㎡ 당 기본형 건축비 변동 추이. /국토교통부


기본형건축비가 오르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도 덩달아 뛰게 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서는 토지비와 토지가산비, 기본형건축비와 건축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비용 증가 문제가 건설업계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런 추세 속에서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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