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과천 촌구석에 무슨 비전이 있다고 집을 덜컥 사? 이 동네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안 올라요. 엄마가 부동산을 알아?”
지난 4년여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경기도 집값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일수록 많이 올랐다. 대표적인 곳이 과천시다. 지하철 4호선을 타면 15분 내외로 서울에 진입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준(準) 강남’ 별칭을 얻었을 정도다.
그런데 과천 집값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체감할 수 있는 영화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09년 개봉한 국내 영화 ‘작전’이다. 이 영화에는 엄마와 아들이 과천 아파트 매입을 두고 실랑이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식에 몰두하는 주인공 강현수(배우 박용하). 어느날 엄마로부터 “이 집 샀다. 집주인이 싸게 내놔서 그냥 계약했어”라는 말을 듣고 발끈해, “과천 촌구석에 무슨 비전이 있다고 집을 덜컥 사냐”며 “엄마가 부동산을 알아?”라고 쏘아붙인다.
엄마가 “엄마는 그런거 몰라. 집이 살기 좋으면 그만이지”라고 답한다. 강현수는 “그렇게 생각하니까 우리가 이 모양 이 꼴로 사는거 아니냐. 이 구질구질한 아파트가 엄마 인생 최고의 성공이냐”며 다시 화를 낸다.
하지만 강현수 주장대로 엄마가 과천 아파트를 매입한 것은 결코 ‘실패한 투자’가 아니었다. 영화가 2009년에 나온 점을 감안해, 엄마가 급매로 샀다는 아파트가 별양동 ‘과천주공4단지’(1983년 입주·1110가구)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까지 걸어서 5분쯤 걸리는 초역세권 입지다.
최근 10년여 동안 ‘과천주공4단지’ 가격은 어떻게 변했을까. 31평(전용 82㎡)이 ▲2015년 3월 6억5000만원 ▲2018년 4월 10억7000만원 ▲2021년 9월 17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16억5000만~17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이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1110가구가 총 1437가구 ‘과천센트럴자이’로 2026년 입주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 근처에 이미 재건축한 단지가 여럿 있는데, 34평(전용 84 ㎡) 기준 20억원을 돌파했다. ▲ 지난해 12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21억5000만원 ▲ 지난해 8월 ‘과천위버필드’ 21억원 ▲ 올해 1월 ‘과천자이’ 18억272만원 등에 거래됐다.
과천 아파트를 급매로 산 엄마를 비난한 강현수가 재조명되자 네티즌들은 “역시 엄마 말 들어서 안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아들이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빌어야겠다”, “강현수네 엄마랑 손 잡고 과천 아파트를 사놨어야 하는데 후회된다”는 등 반응이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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