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10년 민간임대 ‘힐스테이트 인덕원’
[땅집고]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경기 의왕시. 이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의왕시 포일동 일대에 10년 민간임대아파트 ‘힐스테이트 인덕원’을 공급한다. 지하 5층~지상 28층 3동 340가구다. 이달 7~8일 의왕시와 수도권 거주자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분양 홈페이지에선 ‘이 아파트가 앞으로 GTX-C 등 철도 노선이 여럿 개통하는 인덕원역 근처에 들어서고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단지’라고 홍보한다. 2025년 8월 입주 후 10년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증금·월세 인상률이 5%를 밑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왕시 주민들은 “이게 무슨 배짱 임대료냐, 거의 의왕시 최고가 수준”이라며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다. 이 아파트 21평(전용 50㎡) 최고 임대료가 보증금 6억원에 월세 70만원인데, 전월세 전환율(3.25%)를 적용하면 전세 8억5800만원 정도다. 의왕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34평 전세 호가가 6억5000만~8억원인 것보다 더 비싼 셈이다.
■인덕원역에 GTX-C·인동선·월판선 계획…실제 사업은 지지부진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의왕시 대표 주거 밀집지인 포일동에 들어선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4호선 인덕원역이다. 직선 1.2㎞ 거리라 역까지 20분은 걸어야 한다. 버스로는 5~10분 정도 걸린다. 인덕원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2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울 사당역까지 20분, 1호선이 지나는 서울역까지 30분 정도 걸려 서울 접근성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인덕원역에는 앞으로 전철 노선이 여럿 개통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과 직결하는 GTX-C노선을 비롯해 월곶~판교선, 인덕원~동탄선 등이다. 다만 계획된 3개 노선 모두 개통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것이 문제다. GTX-C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2026년 말 개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착공조차 못한 상태다. 핵심 정차역으로 꼽히는 삼성역은 최소 2028년까지 무정차 통과한다.
안양시 인덕원에서 화성 동탄신도시를 잇는 인덕원~동탄선 복선전철은 당초 올 하반기 공사를 발주하고 2026년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시설계 과정에서 기존 노선에 4개역(호계역·북수원역·흥덕역·능동역)이 추가되면서 공사비가 5000억원 증액돼, 사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월곶~판교선도 마찬가지다. 올해 2분기 발주가 유력했지만, 철도 궤도를 깔기 위한 노반 공사 과정에서 토지 보상 문제 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나 사업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청약자들 “32평 전세금이 12억?…너무 비싸다”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총 340가구다. 주택형은 침실 3개를 포함하는 ▲50㎡ ▲64㎡ ▲74㎡ 총 3개다.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10년 장기민간임대아파트다.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입주 조건이나 청약 규제가 적은 편이다. 소득이나 자산 제한이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 통장 없이도 신청이 가능하며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이 때문에 최근 전국 곳곳 장기민간임대아파트마다 청약자가 쏠린다. 지난해 9월 롯데건설이 공급한 ‘용인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평균 227대 1, 지난 1월 대구 북구 ‘호반써밋 하이브파크’가 평균 240대1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 예비청약자 사이에선 반전세(보증부 월세) 형태로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인덕원’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주택형별로 최고층 기준 임대료가 ▲50㎡ 보증금 6억원에 월세 70만원 ▲64㎡ 보증금 7억9700만원에 월세 85만원 ▲74㎡ 보증금 8억9800만원에 월세 100만원 등이다.
현재 전월세 전환율(3.25%)를 적용해 100% 전세로 바꿔보면 ▲50㎡ 8억5846만원 ▲64㎡ 11억1084만원 ▲74㎡ 12억6723만원이다. 의왕시 대장 아파트인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34평이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했다. 현재 전세 호가는 6억5000만~8억원이다. 서울 서대문구 ‘e편한세상신촌’ 59㎡가 이달 7억2000만원, 84㎡가 지난 1월 10억3000만원에 각각 전세 거래된 것보다도 임대료가 높다.
■확정분양가 14억 예상…상투잡을 가능성도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청약 당첨자에게 우선분양권을 주지 않으며, 10년 임대 종료 후 분양전환가격은 임대사업자가 결정한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당첨자들은 모집공고문에 명시된 금액으로 임대계약할 수도 있고, 건설사가 미리 정해둔 ‘확정분양가’에 분양받는 조건으로 계약할 수도 있다”며 “확정분양가가 얼마인지는 청약 당첨자에게만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면적이 가장 큰 31평(74㎡) 확정분양가가 14억원 정도 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지난해 이 아파트와 비슷한 조건으로 공급한 민간임대아파트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84㎡ 확정분양가가 13억7000만~14억2000만원이었던 것을 참고한 금액이다. 인근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2019년·1774가구) 84㎡는 지난해 6월 16억3000만원에 팔린 뒤 현재 호가는 최고 20억원이다.
땅집고 자문단은 “‘힐스테이트 인덕원’ 임대료가 의왕시 일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향후 10년 동안 임대료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주거 안정성 측면에서는 괜찮을 수 있다”면서도 “확정분양가로 계약하는 청약자라면 건설사가 수도권 외곽까지 집값이 오른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본인이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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