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와, 진짜 최악"…눈 부릅 뜨고 봐도 믿기지 않는 부산 아파트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3.07 07:34
[땅집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악의 일조권 침해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 부산 전포동 '대우리치빌'. 아파트 거실창 코 앞에 상가가 들어서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건물끼리 사실혼 관계인가요? 어떻게 아파트 거실창과 딱 붙은 거리에 상가가 들어설 수 있죠? 그야말로 대한민국 ‘최악의 뷰’ 아파트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조권 개무시’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이 화제다. 아파트와 상가가 나란히 들어서 있는데, 두 건물 사이 간격이 거의 한 뼘에 불과할 정도다.

[땅집고] '대우리치빌' 준공 석달 뒤 단지 앞에 들어선 정우빌딩. /다음 로드뷰


아무리 봐도 주거용인 아파트가 더 손해다. 거실창 코 닿을 거리에 상가가 들어서는 바람에 햇빛을 한 줌도 못받는 가구가 여럿 생겼기 때문이다.

문제의 아파트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대우리치빌’이다. 최고 12층에 총 55가구 규모 나홀로 아파트다. 4차로인 전포대로 이면도로를 끼고 2003년 5월 입주했다. 그런데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단지가 준공한지 불과 3개월 만인 2003년 8월, 근린생활시설인 ‘정우빌딩’이 들어섰다. ‘대우리치빌’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와 거의 동시에 거실창이 꽉 막히는 비극을 겪게 된 셈이다. 거실창으로 내다볼 수 있는 건 ‘정우빌딩’ 후면 콘크리트 벽 뿐이라, 입주민 일조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땅집고] 건축법상 상업지역에 짓는 건물은 인접 대지 경계선에서 50cm만 띄워서 지으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지은 기자


어떻게 아파트 거실창에 상가를 딱 붙여 지을 수 있었을까. 건축업계 관계자들은 두 건물이 상업지역이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한다. 현행 법상 상업지역이나 준공업지역에 짓는 건축물은 일조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 건물이 아파트 등 주거용일 때도 일조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건축법 제 61조가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에 짓는 건축물에 대해서만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해 건물 이격거리를 지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주거지역에 건물을 짓는다면 ▲건축물 높이가 9m 이하일 경우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1.5m 이상 ▲건축물 높이가 9m 를 초과하는 경우 해당 건축물 높이의 2분의 1 이상 이격거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에 건물을 짓는 경우라면 지방자치단체가 따로 조례로 정하지 않은 이상 민법에 따라 최소 50cm 간격만 띄우면 새 건물을 건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업지역에 지은 아파트 ‘대우리치빌’이 일조권 날벼락을 맞게 된 것이다.

[땅집고] 부산 전포동 '대우리치빌'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최근 4년여 동안 속칭 ‘부동산 불장’이 펼쳐지면서 부산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대우리치빌’은 거실창이 꽉 막힌 탓인지 집값 상승 랠리에서 빠졌다. 이 아파트 84㎡가 지난해 5월 1억8000만원에 팔렸다. 2017년 1월에는 2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약 4년 4개월 후 집값이 되레 떨어진 것이다.

‘대우리치빌’의 일조권 비극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 없다지만 사람이 사는 아파트인데 너무한 것 같다. 지자체에서 인허가를 낼 때 좀 고려해줘하는 것 아니냐”, “입주민들이 ‘정우빌딩’에 입점해있는 ‘위드렌터카’에 취직하고, 상가 벽에 구멍을 뚫어서 출퇴근하면 개꿀이겠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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