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신축 아파트로 이사왔는데, 방충망을 못 열고 있습니다. 비밀번호도 모르는데 어떡하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밀번호 달린 방충망’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사진 속 창문에는 숫자를 돌려서 맞추는 자물쇠가 달린 방충망이 설치돼 있다. 즉 아파트에 새로 입주한 글쓴이 A씨는 이 자물쇠 비밀번호를 모르는 바람에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
대체 방충망에 왜 자물쇠가 달려있는 걸까. 건축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들은 일반적인 방충망이 아니라, ‘방범 방충망(안전 방충망)’을 달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주택 보안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장한 제품이다.
일반적인 방충망은 얇은 철사로 이뤄져 어린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누르는 압력에도 쉽게 구멍나거나 찢어진다. 이 때문에 벌레나 먼지가 구멍을 통해 숭숭 들어오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교체 주기가 비교적 잦은 제품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에는 강력한 ‘방범 방충망’이 설치되는 추세다. 노후 단지에서도 원래 달려있던 방충망을 떼고 방범용을 새로 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망을 스테인레스로 만들어 최대 1t 무게를 견딜 만큼 튼튼한 것이 이 제품 특징이다. 공업용 칼로 망을 죽죽 그어도 찢어지지 않는다. 특히 방충망을 열고 닫으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밖에서 쉽게 열 수도 없다.
방범 방충망은 저층 주택에 달면 바깥에서 도둑이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고층 주택에선 자녀 추락 사고를 막는 기능도 한다. 실제 지난해 5월 강원도 정선군의 한 아파트에서 17개월 된 쌍둥이 자매가 침대에서 뛰어놀다가, 방충망 모서리가 찢어지면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방범 방충망 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아파트 뿐 아니라 빌라나 단독주택 주민들도 많이 의뢰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주로 수도권에서 방범 방충망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는 A업체 대표는 “망 갈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력을 위해 망을 지지하는 프레임까지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다소 든다. 34평 거실창 기준으로 브랜드 제품은 80만~100만원 정도고, 비(非) 브랜드라면 60만~70만원 선”이라며 “처음에 견적을 받아든 고객들은 ‘방충망이 뭐 이리 비싸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설치하고 나면 안전사고나 주거침입을 방지할 수 있어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일반 방충망보다 두껍기 때문에, 최근 소비자들이 주택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꼽히는 ‘뷰’를 해친다는 후기도 적지 않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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