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다른 지역 아파트 쓸어담던 서울 사람들, 발길 뚝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3.01 14:14 수정 2022.03.02 07:33

[땅집고] 올해 1월 서울 거주자들의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이 줄어든 반면, 타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함께 대선을 앞두고 서울 거주자들이 가장 정책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부 원정투자를 포함한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은 7.1%를 기록했다. 2020년 11월(6.1%)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서울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집값 상승세가 강했던 지난해 9월 9.65%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대선 후보들의 규제 완화 공약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에 걸쳐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서울 거주자들의 타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도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9월 20.97%를 찍은 뒤 올해 1월에는 16.61%로 내려왔다. 서울 거주자의 인천 아파트 매입 비중도 지난해 7월 14.28%에서 올해 1월 11.42%로 줄었다. 지난해 신도시 개발과 광역급행철도(GTX) 개선 호재 등으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며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경기·인천은 연말 들어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하락 전환하면서 서울 거주자의 매수 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나 지방 등 타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늘어났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281건으로 2013년 1월(1213건)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 중 23.7%(304건)를 서울이 아닌 지역의 거주자가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월(23.9%)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급매물이 늘면서 타지역 거주자가 서울로 들어오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닉바잉'에 나섰던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도 올해 들어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44.8%를 기록한 뒤 서울 아파트값 하락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39.9%로 내려왔고 올해 1월에는 37.5%를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새 정부 들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등 변화가 예상되면서 서울 사람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대선 이후 정책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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