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왜 둘째만 줘?" 아버지 유산 나만 쏙 빼고 나눠준다면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2.28 08:05 수정 2022.02.28 11:22


[땅집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생계가 가장 어려운 둘째에게만 모든 재산을 물려주셨어요. 저는 집안 사정이 넉넉한 편이지만, 자식 한 명에게만 재산을 ‘몰빵’해주시니 섭섭합니다. 저도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 일부를 물려받을 권리가 있지 않나요?”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재산이 모든 자녀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자녀 중 한 명이 생계가 어렵다면, 부모가 ‘아픈 손가락’이라며 재산을 몰아주기도 한다. 이 때 자녀들끼리 상속 재산에 대한 권리를 두고 ‘유류분’(遺留分)을 주장하며 갈등이 벌어지곤 한다.


유류분이란 법이 정한 최소한의 상속금액을 말한다. 형제가 두 명이라면 법적 상속금액의 절반을 유류분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부모의 증여재산이 총 2억원이라면 상속금액은 1억원씩인데, 유류분은 이 중 절반인 5000만원씩이다. 만약 부모가 한 형제에게만 재산을 모두 물려줬다면, 이 형제를 상대로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다.

자신이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자인데도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가 유류분을 넘겨주지 않는다면 해당 상속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생계가 어려운 사람만 유류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상속과 유류분은 자녀 재산 상황과 관계없이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엄 변호사는 “유류분은 상속 순위와도 관련이 있다”며 “돌아가신 분의 아래 사람(자녀)이 1순위 상속인으로 여러 명일 경우 공동 상속인이 되어 유류분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신 분의 배우자가 생존해 있다면 이 역시 상속 1순위자로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준비한다면 크게 두 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망인(돌아가신 분)에 대한 서류와 ▲재산에 관한 서류다.

먼저 망인과 관련한 대표적인 서류로는 ▲기본 증명서 ▲사망사실확인서 ▲가족관계증명서를 꼽을 수 있다. 유류분에 대한 권리는 피상속자가 사망한 뒤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권리를 증명하기 위한 사망사실확인서 등 증명서가 필요하다. 법에 따라 상속자마다 받을 유류분 금액이 달라,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어느정도 유류분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기본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도 갖춰야 한다.

다음으로는 재산 관련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부동산등기부등본 ▲부동산 시세 확인 서류 ▲통장 거래내역 서류 등이다. 구청에서 망인 소유의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에 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또 금융권을 통해 상속인 금융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통장 거래 내역도 확인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유류분에 소멸시효가 있다는 것. 부모가 사망한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다른 형제에게 재산을 증여했다는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안에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하지 않으면 소멸시효에 의해 유류분 청구권이 사라진다. 만일 부모가 사망한 사실은 알았지만 다른 형제에게 증여된 재산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사실을 안 때로부터 다시 1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엄정숙 변호사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관련 상담 요청자 중 10~20%는 소멸시효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낭패를 보기도 한다”면서 “소송 기간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2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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