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나왔다 하면 인기 폭발…알짜 소규모 아파트 흥행 열풍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02.24 07:33 수정 2022.02.24 13:41

“서울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사실상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까지 막히다 보니 요즘은 소형 아파트 단지 분양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양하는 단지는 전철 역세권의 입지 경쟁력이 있는 곳이 많습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서 분양을 앞둔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격수 피알메이트 대표는 “단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입지 경쟁력이 있어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최근 유행하는 주거형 오피스텔보다는 여전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작년 서울에 분양한 13개 아파트 중 10개 단지가 소규모 아파트였다. 10개 아파트 총 가구수와 청약 경쟁률. / 청약홈




지난 4~5년 사이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막히면서, 주택 시장에 가구 수가 300가구 미만인 소형 아파트 단지 분양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대부분 300가구 미만 소형 단지였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소형 아파트 단지는 주택 시장에서 인기가 없었지만, 최근 상황은 보면 딱히 그렇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대단지 아파트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예 공급 자체가 없어 청약을 할 수 없다. 최근 들어 소형 단지들은 나름 우수한 입지 경쟁력을 앞세워 주택 시장의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소형 단지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청약 가점이 70점대 이상으로 높은 청약통장도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주거형 오피스텔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선 아파트를 놔두고 구태여 오피스텔에 청약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다.

■ 작년 서울 분양 70% ‘나홀로 아파트’…청약 경쟁률 ‘수백 대 1’ 가뿐히 넘어

지난해 서울에 분양한 아파트는 총 13개 단지뿐이다. 이 중 3개 아파트를 제외하면 모두 300가구 이하 소형 단지다. 기존 청약시장에서 소규모 아파트는 대체로 외면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공급이 절벽 상태에 이르자 작년엔 소규모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몰리며 수십,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중 전철역이 가깝고 인프라가 우수한 단지는 특히 인기가 높았다.

[땅집고] 서울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에 공급되는 소규모 아파트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 완공 후 예상모습. / 신영건설


작년 1월 서울 광진구에 분양한 165가구 규모 ‘자양하늘채베르’의 경우 1순위 청약경쟁률이 267대1을 기록했다. 일반분양 총 27가구 모집에 무려 9919명이 몰렸다. 최고 경쟁률은 46㎡ A(13가구)로 5274명이 신청해 405대1이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 가점도 65~70점대로 높았다. ‘자양하늘채베르’는 기존 자양아파트를 소규모 재정비 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개발했다. 가구 수는 적지만, 주변에 인프라가 풍부하단 점이 청약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단지는 지하철 구의역이 걸어서 8분 거리로 가까운 역세권 단지였다. 관악 중앙하이츠 포레, 해링턴플레이스 안암 등의 경쟁률도 수백대 1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서울 주택시장에서 소규모 아파트 분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영건설은 서울 구로구 개봉동 지하철 1호선 개봉역 일원에 주상복합 아파트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을 공급한다. 지하 4층~지상20층, 총 122가구 규모로, 31실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이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1호서 개봉역 2번 출구에서 불과 50m 떨어진 역세권 단지다. 고척 초·중·고등학교, 경인중·고등학교 등이 가까이 있고, 고척아이파크몰, 이마트, 고려대구로병원 등 편의 시설도 인접하다. 고척스카이돔, 안양천, 개봉근린공원도 주변에 있다. 동부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인근에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를 분양했다. 이 단지 역시 지하4층~지상29층, 1개 동에 156가구 규모인 나홀로 단지다.

■ 소규모 정비사업 지원 활발…입지 우수한 곳 위주로 개발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대신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을 장려하는 추세여서 당분간 서울에서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땅집고]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종류와 주요 내용. /서울시


소규모 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사업을 이끌게 하면서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0%까지 높여주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는 공공임대로 환수하는 제도다. 대지면적 1만㎡ 미만, 기존주택 가구 수가 200가구 미만인 노후 연립주택이나 소형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에서 추진 가능하다. LH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재건축 사업의 큰 장벽인 안전진단을 생략하고 재건축 분담금을 내기 어려운 토지 등 소유주를 위해 지분형 주택을 공급하게 하는 등 규제가 대폭 완화된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는 이 사업 대상이 되는 빌라 등 노후불량 단지가 2070곳(6만384가구)이 있다.

소규모 재개발에 속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붙어 있는 노후·저층 주거지의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소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부지 면적 1만㎡ 미만인 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다. 규제 영향이 거의 없어 2~3년만에 사업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함께 추진하는 재정비사업인 모아타운도 있다. 10만㎡ 미만의 노후·불량건축물이 50% 이상인 지역이며,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한다.

주택 시장 전문가들은 청약 가점이 70점대 이상으로 높은 경우라면 대단지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입지가 좋은 소형 단지도 노려 볼만 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소형 단지에 청약할 때도 ‘선구안’은 중요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입지가 떨어지는 소규모 단지는 상품성이 떨어지고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소규모 단지를 선택할 때는 역세권 단지를 우선 순위에 두고, 학군·생활 인프라 등을 따져 청약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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