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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추월은 시간문제"…성남 구도심, 4만가구 뉴시티로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2.02.18 07:17 수정 2022.02.21 10:09
[땅집고] 성남 구도심 재건축·재개발 사업 구역. /이지은 기자


[땅집고] “다 쓰러져가는 대지 20평짜리 단독주택에 5가구가 살았죠. 이런 집들이 바둑판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었는데 그나마 반지하에도 빈방이 없었다고 해요. 쪽방촌의 성지나 다름없었죠.”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지하철 단대오거리역 인근에서 영업 중인 김주환 온누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불과 15년 전만 해도 무허가 판자촌이 널려있던 성남 구도심에 이제는 지상 30층 고층 아파트가 숲처럼 들어선 걸 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없다”고 했다.

성남 구도심으로 불리는 중원·수정구 일대는 전국 최대 판자촌 중 하나였다. 1968년 서울 청계천 일대 판자촌과 빈민가 정비 목적으로 약 2만1000 가구, 10만여 명의 철거민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형성된 주거지였다. 그랬던 이곳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수도권 신흥 주거타운으로 급속도로 변신하고 있다. 성남시에 따르면 현재 중원·수정구 일대에서 정비사업을 마쳤거나 추진 중인 구역만 모두 18곳에 달한다. 이 구역이 정비사업을 모두 마치면 4만4000여 가구의 거대 아파트 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 2018년부터 정비사업 탄력…올해 2곳 7700가구 입주

성남 구도심은 남쪽으로 판교·분당과 인접해 있고 북쪽으로 서울 강남·송파구와 붙어있어 지리적 입지여건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40~50년 된 노후 다세대·연립주택이 밀집해 주거지로 외면받았었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건 2007년이다. 당시 성남시는 ‘201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마련해 수정구 14개 구역, 중원구 12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표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대부분 사업이 중단됐고 10년 가까이 장기간 표류했다.

그나마 우여곡절 끝에 구도심 정비사업 중 최초로 2012년 단대구역에 푸르지오(1228가구)가, 중3구역에 롯데캐슬(672가구)이 각각 입주했다. 정비사업에 불이 붙은 건 2018년부터다. 당시 성남시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판교·위례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성남 구도심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 사업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2019년 성남시는 ‘2030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수진1·신흥1구역 등 5개 구역을 추가로 지정했다. 2020년 이후 도환중1구역, 산성구역, 상대원2구역 등 세 곳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2020년부터 정비사업으로 신축한 새 아파트도 줄줄이 입주하고 있다. 옛 신흥주공을 재건축한 산성역포레스티아(4089가구)가 2020년 7월 입주했다. 작년에는 금광3구역 한양수자인(711가구)가 준공했다. 올해는 2개 단지, 77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9월에 중1구역 하늘채랜더스원(2411가구), 11월에 금광1구역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5320가구)이 각각 준공한다. 내년에는 신흥2구역 산성역푸르지오(4447가구)도 입주한다.

[땅집고] 주민 이주 중인 성남시 도환중1구역 주택가. /전현희 기자


■ 84㎡ 시세 14억 호가…“향후 위례 따라잡을 것”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 시세도 오름세다. 가장 최근 입주한 산성역포레스티아 84㎡는 14억~14억5000만원으로 2020년 7월 입주 시점보다 2억원 정도 올랐다. 입주를 앞둔 단지도 시세는 비슷하다. 성남시는 조정대상지역이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이후에도 전매가 가능하다. 올 9월 입주할 하늘채 랜더스원 84㎡는 14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올 11월 입주할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84㎡는 12억5000만~13억5000만원이다.

[땅집고]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아파트. /독자 제공


2020년 구역 지정된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은 아직 사업 초기 단계여서 투자금이 적게 들어간다. 장현진 성남엘지코오롱하늘채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수진1·신흥1구역 시세는 대지지분 66㎡ 주택이 7억~8억원 정도”라며 “비례율 100% 기준으로 봤을 때 84㎡ 한 채를 받으려면 추가분담금을 2억원 정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남 구도심이 판교 업무지구 배후 주거지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강준한 투미부동산컨설팅 본부장은 “판교 아파트는 너무 비싸고, 분당 아파트는 낡아서 성남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산성역포레스티아 84㎡ 호가가 15억원대인데 위례신도시 시세를 따라 2030년쯤엔 2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구역은 사업 진행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추진 상황을 체크하고 투자하는 게 좋다. 도환중2구역이 대표적. 2016년 추진위 승인을 받고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지만 답보 상태다. 인근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도환중2구역 인근에 법조단지가 들어서면서 땅값이 오르자 상가주택 소유주들이 매물 내놓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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