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세가격을 낮추고 또 낮춰도 들어오겠다는 세입자가 없어요. 월세보다 전세 인기가 많았는데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 선호도가 확 떨어졌어요. 당분간 전셋값은 더 떨어질 것 같습니다.” (허준 허준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최근 주택시장이 사실상 거래 마비 상황으로 돌아선 가운데 서울 대표 재건축 단지이자 전세 성지로 꼽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10억원을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전세가격도 폭등 직전인 2020년 말과 비슷한 5억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월세 거래도 줄었다.
지난 15일 기준 네이버부동산에 올라온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은 444건, 월세 매물은 281건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77㎡는 이달 총 10건의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전세 보증금은 4억4200만~7억원 선이다. 평균 5억5087만원이다. 월세 거래는 총 3건에 불과했다. 보증금 3억8000만원에 월세 47만원, 보증금 3억9500만원에 월세 25만원, 보증금 6억원에 60만원 등 모두 준전세다.
전세가격은 폭등 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전용 77㎡ 전셋값은 줄곧 4억원대를 유지하다가 부동산 급등이 본격화한 2020년 말 8억원대로 올랐다. 작년 상반기에는 1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올 들어 전세가격은 5억원 이하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은마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허준 대표는 “수능 끝나고 내놓은 전세 매물이 두 달째 안 나가고 있다. 전세가격을 내려도 들어올 사람이 없어 계속 가격만 내려가고 있다”면서 “다음달 대통령선거, 더 가서는 여름방학 전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매물이 쌓이는데 거래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 형성된 전세가격이 시장가격과 맞지 않다는 의미”라면서 “대출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금액대로 낮아져야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임대차 시장은 현재 매매시장을 따라가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점에 매수해 버티기 힘든 영끌족이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매매가격은 1억원 넘게 떨어졌다. 호가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전용 77㎡는 작년 11월 26억35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올 1월 24억9000만원으로 떨어졌다. 한 매물은 작년 11월 23억5000만원에서 현재 23억원으로 5000만원 내려갔다.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28억2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거래가 끊겼다. 현재 호가는 26억원~27억2000만원 선이다.
1979년8월 준공한 은마는 4424가구 대규모 노후 아파트 단지다. 전용 77㎡, 84㎡ 등 두 타입으로만 구성됐다. 소위 강남 8학군의 대표 아파트로, 강남 비즈니스 지구가 가깝고 주변 학원가가 많아 전월세 수요가 많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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