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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큰 서울에 고작 하나?…'공급 뚝' 오피스 빌딩 임대료 상승 비상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2.11 07:00 수정 2022.02.11 07:00
[땅집고] 올해 서울에서 공급 예정인 옛 현대자동차 강남센트럴지점 오피스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네이버 로드뷰


[땅집고] 국내 대형 금융기관과 대기업 본사, 상업·업무시설이 밀집한 서울 강남업무지구.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 4번 출구에서 8차로 강남대로를 따라 2분 정도 걷다 보면 흰색 펜스로 둘러싸인 채 한창 공사 중인 현장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옛 현대자동차 강남센트럴지점 부지에 짓는 연면적 1만5000평 규모 업무용 건물이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하는 유일한 오피스 빌딩이다. 아직 건물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종합부동산회사인 JLL코리아의 심혜원 리서치팀장은 “서울 오피스 빌딩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매거래액과 평당 임대료가 역대 모두 최고를 기록했는데 올해 공급하는 건물은 딱 한 곳 뿐이어서 ‘오피스 공급 가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변수가 많긴 하지만 올해 임대료 인상률이 최소한 물가상승률(2%)은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넘치는 돈·사무실 수요도 늘어…오피스 시장 역대 최고 호황

[땅집고] 서울 상업용 오피스 거래 규모. /JLL


지난해 서울 오피스 시장은 역대 최고 호황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JLL코리아가 발행한 ‘2021년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 매매거래는 약 17조1000억원이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쇼핑·호텔롯데로부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분 25%를 매입했다. SK그룹은 하나대체투자운용으로부터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1조30억원에 사들였다. 서울 을지로 ‘파인에비뉴 B동’도 6200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임차 수요도 늘면서 공실률이 2020년 말 15%에서 지난해 말 8%로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땅집고] 올해 기업이 오피스를 찾는 수요가 유독 다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파크플러스


지난해 오피스 시장이 뜨거웠던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저금리로 기업 투자 심리가 개선됐고 속칭 드라이파우더(투자 목적으로 모집했는데 집행하지 못한 미소진 자금)가 넘쳐나면서 빌딩 매매와 임대차 거래가 활발했다는 것이다.

기업의 오피스 수요도 다양했다. 먼저 증평(사무실 확장) 수요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의 재택근무 비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직원 공용공간이나 넓은 개인공간을 확보한 오피스 선호도가 증가했다는 것. 밸류 애드 수요도 적지 않았다. 건물을 직접 운용해 수익을 얻기보다 리모델링·증축으로 건물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차익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을지로 ‘삼일빌딩’이 대표적이다. 지난 2년 동안 강북에는 여의도 ‘파크원’(약 20만평) 등 굵직한 빌딩이 공급된 반면 강남·판교에는 오피스 공급이 거의 없던 탓에, 강남권 오피스 수요가 여의도·광화문 등으로 일부 옮겨간 영향도 있다.

■올해 서울 오피스는 딱 한 곳만 완공…렌트프리 소멸할 듯

[땅집고] 올해 서울 오피스 공급이 가뭄 수준이라 임대료 인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선DB


올해에는 서울 오피스 공급량이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해 공급 부족에 따른 임대료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강남구 역삼동 옛 현대자동차 강남센트럴지점 부지에 짓는 지하 6층~지상 19층, 연면적 4만9413㎡(1만5000평) 규모 빌딩만 완공한다.

강남권은 임대료 상승 우려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4분기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은 1.5%로 이른바 완전 임대 상태다. 직전분기(5.7%) 대비 급락하면서 10년만에 최저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 3.3㎡(1평)당 월 평균 임대료는 10만400원을 찍으면서 처음으로 10만원대를 돌파했다. 전분기 대비 2.8%, 전년 동기 대비 7.2% 정도 올랐다. ▲강남 11만3600만원 ▲광화문 9만8900원 ▲여의도 8만3400원 순으로 임대료가 높았다. 강남권 신축 오피스인 ‘센터필드’ 3.3㎡당 임대료는 이달 기준 16만원대로, 서울 평균(10만400원) 대비 60% 이상 높을 정도로 몸값이 올랐다.

신영 리서치센터는 “산업 구조가 제조업에서 I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강남이나 분당·판교지역 오피스 수요가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공급이 끊기면 강남권 오피스 임대료 상승과 렌트프리 소멸이 예상된다”고 했다. 여의도·광화문 등 다른 권역 오피스가 강남권 임차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여의도 ‘타워2’ 3000여평에 대한 신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존 강남·판교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들이 강북 오피스 물색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올해 오피스 거래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이달 ARA코리아가 경기 성남시 판교 ‘알파리움타워’를 마스턴자산운용에 1조원에 매각했고,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서울 여의도 ‘IFC’도 4조원대에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전체적인 오피스 거래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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