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 끔찍한 냄새 따라가 보니 "헉, 이게 웬 코다리?"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2.06 10:57 수정 2022.02.07 14:08
[땅집고] 최근 아파트 계단 복도에서 한 이웃이 코다리를 말려 비린내가 진동한다는 사연이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아파트에서 생선을 말리네요. 아마 코다리인 것 같은데, 저 냄새를 (다른 입주민들이)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요….”

최근 한 아파트에서 ‘코다리 빌런’이 나타나 화제다. 한 입주민이 빨래건조대에 코다리를 빨래 집게로 고정시켜 말리고 있는데, 이 건조대를 공용공간인 계단실 복도에 두는 바람에 생선 냄새가 진동한다는 것.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왜 자기 집에서 안 말리고 복도에서 그러는지 이상한 사람들 참 많다”, “복도에 고양이 한 마리 풀어놔야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에서 생선을 말리면서 끔찍한 냄새를 풍기는 이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가 수두룩하게 올라와 있다. 최근 생선 악취를 겪었다고 밝힌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죄송하다, 2~3일 정도만 생선 말리겠으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것도 없이 당연한 민폐 행위를 너무 당당하게 한다. 생선을 건조할 때 나는 냄새는 객관적으로 악취이지 않나. 내가 너무 예민한거냐”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아파트 입주민 B씨는 “공용공간은 아니지만, 베란다 건조대에 생선을 말리면서 피해를 주는 이웃도 있다. 빨래를 널어놨는데 비린내가 온통 배이는 바람에 다시 걷어서 섬유유연제를 몽땅 넣고 다시 빨래한 적도 있다”는 하소연을 남겼다.

[땅집고] 아파트에서 생선 말리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써 붙인 단지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전국 아파트 곳곳에서 복도나 계단실 등 공용 공간을 개인 공간처럼 사용했다가 이웃 눈총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코다리 빌런’처럼 냄새 나는 물건을 공용 공간에 뒀다가 이웃 간 갈등이 불거지는 경우도 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상 아파트를 비롯한 집합건물에서 공용 공간을 개인이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 법 35조(행위허가 기준)에 따라 만약 공용 공간을 원래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파트 이웃끼리 합의하거나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재해 넘어가는 일이 더 많아서다. 땅집고 자문단은 “생선을 말리는 거치대 등은 복도에 영구 고정돼 입주민 통행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물건이 아니고 금방 치울 수 있기 때문에 처벌 수위가 심하지 않다”면서 “이웃 간 피해를 주는 행위는 아파트 관리규약을 통해 금지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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