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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분위기…서울 아파트값, 대세 하락 시작됐다?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2.02.05 09:52

[데이터로 읽는 부동산] 2022년 1월 서울 아파트 시장 정리

[땅집고] 최근 금리 인상과 더불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보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불과 3~4개월 전과 비교해도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서울의 1월 부동산 통계 지표를 통해 현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KB부동산)과 거래량(서울부동산정보광장), 5분위별 매매가격 상승률, 전세가율 그래프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및 매매 시세 증감률./삼토시


①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 0.23% 상승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1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는 월 0.9%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관련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1986년 이후 서울 아파트의 월 0.9% 이상 연속 상승의 종전 기록은 2001년 2월부터 9월까지의 8개월이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2021년의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대단한 급등장이었는지를 새삼 알 수 있습니다.

서울 부동산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을 거치며 급격하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상승률과 거래량이 확연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대 최저의 입주물량(2만 가구) ▲역대급 유동성의 힘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등 올해 서울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상방 압력’도 작지 않다고 보는 입장을 가진 필자의 입장에선 현재 상황은 매우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이는 사상 최장 기간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섰거나 임계치에 다가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급등한 전세와 대출 규제가 겹쳐 전세 가구가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는데다, 갭투자 비율 확대와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매물이 증가하면서 매매 심리도 급격히 식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선 결과 여하에 따라 매수 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고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사실인 점, 그리고 전세가율(54.6%)이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점으로 미루어보아 하락 추세 전환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판단됩니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삼토시



② 대출 옥죄기 영향…서울 중간 가격대 아파트는 ‘휘청’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입니다. 결론부터 얘기드리면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가 아파트는 이미 15억원 이상 대출 금지 규제를 맞은 지 오래돼 최근 대출 규제 강화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입니다. 반면 중간 가격대인 2~3분위(상위 40~80%) 아파트가 하락하거나 상승을 멈췄습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될 수록 양극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래프상으로는 확인이 다소 어려울 수는 있으시겠지만, 가장 고가 그룹인 5분위(상위 0~20%) 아파트와 저가인 1분위(상위 80~100%) 아파트는 1월에도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중간 가격대인 2~3분위(상위 40~80%) 아파트가 하락하거나 상승을 멈췄습니다.

가장 고가인 아파트와 저가인 아파트는 올랐는데 중간 가격대 아파트는 내렸거나 상승하지 못한 현상이 2021년 10월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이어질 경우 이러한 추세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변화 추이./삼토시


③ 전세가율 하락 중이지만, 여전히 ‘대세 하락’ 아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6월(75.1%)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월 70% 아래로 내려갔고, 같은 해 11월에 6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2020년 8월부터 반등한 전세가율은 2021년 1월에 단기 고점(56.3%)을 찍고 2022년 1월 54.6%까지 완만히 하락중입니다.

그러나 이 전세가율도 장기간으로 보면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2022년 1월 54.6%라는 전세가율은 과거와 비교하면 ▲1999년 6월, ▲2003년 2월, ▲2012년 11월과 유사한 수준인데 이 시기는 상승기 전반부(1999년 6월, 2003년 2월)와 하락기 막바지(2012년 11월)에 해당됩니다. 즉, 중장기 하락세라고 보기에는 현재 전세가율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에 의미있는 하락 또는 추세적인 하락을 일으키려면 전세가율이 현재보다 상당히 낮아져야 하는데 이는 2023년 둔촌주공, 개포주공 1·4단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 서울 동남권 약 3만 가구의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기 전까지는 큰 폭의 하락은 어려워 보입니다./글=삼토시(강승우),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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