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전문가들은 다음달 대선 전까지 전국 집값이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선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상승과 하락 의견이 서로 팽팽하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수도권 전체적으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일 기준 총 1117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89.3으로 2019년 7월 말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다는 것은 현재 시장에서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경우 고강도 '돈줄 죄기' 여파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비 강남권 아파트값이 강남권보다 빨리 하락 전환하는 양상이다. 이 지역들 중심으로 급매물도 나오면서 전체적인 가격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애초 대출 자체가 불가능했던 강남권보다 비강남권이 금리 인상 등 금융규제 타격을 더 크게 받는 것이다. 지난해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경기와 인천 역시 매수세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일시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야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정책을 시행하면 보유세 부담을 못 이긴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서초구 잠원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도 양도세가 너무 높아 못 파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며 "이미 증여 등으로 대책 마련을 한 가구를 제외하고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매물도 늘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면서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간한 '2021년 4분기 부동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문가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51.3%가 올해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하락 전망 이유로는 '주택 매매가격 고점에 대한 인식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꼽은 응답자가 31.7%로 가장 많았다. 금리 인상(28.5%), 금융 규제(19.3%), 주택 세제 강화(17.6%) 등의 순이었다.
다만 하락세가 길게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도세 완화와 보유세 인하 정책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하락세가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집값 안정세는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돈줄 죄기’의 영향이 크다”며 “대선 후보 공약인 재건축 규제 완화나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연장 같은 개발 공약이 가시화되면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역대급으로 줄고, 하반기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된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금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상반기에는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하반기에 상승하는 '상저하고' 장세가 나타나면서 1년 평균으로 보면 상승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가격이 올라도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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