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으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아찔해서 가슴이 울렁거려요. 이래서 ‘울렁다리’인가봐요.”
지난 21일 강원 원주시 소금산 계곡을 잇는 ‘울렁다리’가 개통했다. 지상 200m 상공에 지은 다리인데, 바닥이 유리여서 발 밑이 뻥 뚫린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구름 위에 서 있는 기분이 들면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함에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해서 ‘울렁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울렁다리’는 개통과 동시에 신기록을 세웠다. 총 길이 404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보행 현수교 자리에 오른 것. 성인 남성 걸음으로 다리를 다 건너려면 5분 넘게 걸어야 한다. 기존 최장 기록은 울산 대왕암에 있는 300여m ‘출렁다리’였는데, 이보다 100m 더 길다. 현수교란 다리의 지지대격인 주탑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한 뒤, 이 케이블에 상판을 묶어두는 방식을 말한다.
공중에 붕 떠있는 다리여서 안전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원주시는 ‘울렁다리’가 몸무게 70㎏ 성인 1600명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졌다고 했다. 다만 다리를 건너면서 소금산 일대 계곡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려면 300명 정도가 적정 인원이라고 한다.
원주시는 ‘울렁다리’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강원도가 동해를 끼고 있어 서핑족 등이 몰리는 관광지로 유명했던 반면, 내륙인 원주시는 그동안 주목을 못 받았던 것. 이 때문에 원주시는 관광 수요를 늘려보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사업비 총 113억원을 들여 ‘울렁다리’를 만들었다. 원주시는 이달 ‘울렁다리’가 개통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소금산 케이블카까지 완공하면 연 200만명 이상 관광객이 방문할 것이라고 내심 기대한다.
‘울렁다리’가 있는 소금산 그랜드밸리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후 3시 30분까지만 입장권을 판다. 요금은 올해 2월까지 원주시민 1000원, 일반 3000원으로 책정했다. 울렁다리를 방문한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존 ‘출렁다리’가 상하로 출렁거려서 바이킹을 타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울렁다리’는 좌우로 흔들려 덜 공포스럽다. 비교적 편하게 건널 수 있었다”, “실제로 건너보니 술 한 잔 하고 건너도 되는 정도였다”는 등 후기를 남기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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