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격언에 “길 따라 돈이 흐른다”는 말이 있다. 올해 전국에서 새로 뚫리는 고속도로를 자세히 살펴보고 주변 부동산 시장 상황과 유망지역, 투자 전략 등을 짚어본다.
[2022년 개통 고속도로] ①서울~세종고속도로, 올 12월 구리~안성 먼저 개통
[땅집고] 서울~세종고속도로가 2017년 착공 이후 5년여 만인 이르면 올 연말 경기 구리~안성 구간을 먼저 개통한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시를 출발해 서울 강동구, 경기도 하남·광주·용인·안성시를 거쳐 충남 천안·세종시를 연결하는 129.1㎞ 노선이다. 북쪽으로는 현재 운행 중인 구리~포천고속도로로 이어진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최고 시속 150㎞로 달릴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해 한국의 ‘아우토반’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2009년 사업 추진 당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뻗어 있어 ‘제2경부고속도로’라고 불렸지만 2015년 서울~세종고속도로로 명칭이 확정됐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사이에 남북으로 놓이기 때문에 개통하면 현재 두 고속도로에 몰리는 차량을 대거 분산해 정체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기 용인 원삼면 등 나들목(IC) 인근 토지시장은 물류단지와 주거단지 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세종까지 이동시간 30분 단축…물류·주거지 개발 기대
서울~세종고속도로는 2개 구간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구리~하남~안성 구간으로 총72.2㎞다. 사업비는 5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분기점(JCT)은 4곳이고, 나들목(IC)은 9곳으로 강동, 초이, 광주성남, 오포, 모현, 원삼, 안성맞춤, 안성바우덕이, 금광 등이다. 2단계는 안성~세종을 잇는 구간으로 총 55.9㎞에 사업비는 3조5000억원이다. 이 중 2017년 착공한 1단계는 올 12월 완공하고 2단계는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전 구간 이용시 요금은 승용차 기준 3800원이다. ㎞당 85.2원이다. 일반적인 한국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 대비 2배 가량 비싼 편이다. 대신 주요 민자도로 평균치인 123.1원보다 약간 싸다. 이 사업은 당초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시급성을 감안해 재정사업으로 변경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서울에서 세종까지 이동시간이 30분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현재는 경기 하남시에서 세종시까지 평일 기준 1시간 50분 정도 걸린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개통하면 1시간 15분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약 10만 대(2046년 기준)의 대규모 교통량을 처리할 예정이다. 수도권 남부 유입 차량을 분산해 경부고속도로 교통 체증을 완화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새 도로가 개통하면 기존 경부·중부고속도로 혼잡 구간이 60% 정도 줄고 통행속도는 시간당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세종고속도로가 들어서면 주변 지역 중심으로 새로운 물류단지와 주거지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물류단지 주 통행로인 중부고속도로와 주거단지가 밀집한 경부고속도로 중간에 자리잡아 이미 과포화된 인근 개발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그동안 경부고속도로 주변 중심으로 신도시 등 주거단지 개발이 집중돼 왔다”며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이같은 개발 압력을 동쪽으로 분산시켜 개발을 수평으로 확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들목 인근 땅값 치솟아…최대 수혜지는 원삼면
서울~세종고속도로 개통이 다가오면서 나들목(IC) 인근 땅값도 치솟고 있다. 오포IC가 신설되는 경기 광주시 오포읍은 착공 시점인 2017년에만 땅값이 평균 3.39% 올랐다. 2018년 5.45%, 2019년 4.38% 각각 올랐다. 모현IC가 신설되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일대 지가 상승률도 2017년(2.18%) 이후 연 평균 4~5%씩 상승세다. 경기 안성시 금광면 일대 땅값도 매년 오르고 있다. 최병욱 집과사람투자연구소 대표는 “안성시 금광면 오산리 일대 도로변 자연녹지 땅값은 2018년 3월 기준 평당 34만원이었는데 2021년 1월 평당 60만원으로 올랐다”며 “개통이 다가오면서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받은 지역은 원삼IC가 들어서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다. 원삼면은 2019년 원삼IC 반경 3km 이내에 SK하이닉스 바이오클러스터 유치가 확정됐고, 이후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 독성리, 고당리 415만㎡ 규모에 약 122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생산·연구시설을 짓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대는 1년 만에 지가가 15% 정도 올랐다.
최병욱 대표는 “토지 가격은 오름세지만 아직 IC 개통하기 이전이라 공장이나 창고를 사서 입주한다면 남안성IC 까지 이동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며 “현재로선 서울~세종고속도로 주변 개발이 활발하지 않아 부동산 활용도가 높지는 않다”고 했다.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거나 실제 해당 토지에 공장 등을 지으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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