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액이 불과 20일 만에 2조3000억원 이상 늘어 이미 지난달 전체 증가액을 넘어섰다. 여기에 은행권 대출금리까지 최고 5.6%를 돌파하면서 가계대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718조5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09조529억 원)과 비교해 올 들어 20일새 9조4978억원(1.34%) 늘었다. 지난해 12월 증가액(3648억 원)과 비교하면 약 26배에 이른다. 작년 12월 5대 은행 신용대출은 1조5766억원 줄고,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2조761억원까지 축소됐다.
은행권에서는 작년 말과 같은 가계대출 안정세가 이달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연말이라 주택 거래가 비수기였던데다, 대어급 공모주 청약도 없고 상여금까지 들어오면서 마이너스 통장이 메워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 주택거래 둔화 등의 계절적 특성, 여전히 많은 가계대출 수요와 연초 은행들의 대출 재개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안정적으로 감소세에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210% 수준이다. 작년 말(3.710∼5.070%)과 비교해 20일 새 상단이 0.14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가 수신 금리와 시장 금리 상승 등에 따라 지난 17일 1.55%(신규코픽스 기준)에서 1.69%로 0.140%포인트 뛰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해 0.25%씩 두 차례 정도 더 올려 연말에는 1.75%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예상대로 올해 기준금리가 앞으로 0.5%포인트 뛰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만큼만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올해 안에 6%대 중반에 이르고, 신용대출 금리도 5%대 중반에 근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