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으악 집이 왜 이래" 월세 밀린 세입자 찾아갔다 경악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1.19 11:35 수정 2022.01.20 07:33

[땅집고] 5개월째 월세와 공과금을 미납한 끝에 야반도주한 세입자를 겪은 집주인 A씨가 공개한 방 사진. 집 안이 온통 생활 쓰레기와 개똥으로 더렵혀져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정신병자 세입자가 야반도주했습니다. 5개월째 월세와 공과금을 미납하더니, 상황이 심각한 걸 느꼈는지 모든 짐을 둔 채 옷만 가지고 도망갔네요. 그런데도 경찰은 (집주인인 제가) 집에 함부로 들어갈 수도, 강제로 짐을 뺄 수도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10일 한 집주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월세 5개월치를 미납하고 사라져버린 세입자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사연을 소개해 화제다. 집주인은 밀린 월세를 못 받은 것은 물론, 세입자가 집을 개똥과 생활쓰레기로 범벅을 해 둔 상태인데도 이를 치우지 못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땅집고] 집주인 A씨는 월세 및 공과금 납부와 방 청소를 요구했지만, 세입자 B씨는 여러 핑계를 대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집주인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네이버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인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카페를 통해 20대 여성 세입자 B씨를 알게 됐다. 당시 일요일이라 A씨는 다음날인 월요일에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B씨로부터 보증금을 받기로 했다. B씨는 월세 한 달 치를 A씨에게 입금한 후 곧바로 입주했다.

하지만 그 후로 5개월 동안 B씨가 월세를 보내오는 일은 없었다. 참다 못해 방 문을 열고 들어간 A씨는 경악하고 말았다. 방 안 곳곳에 쓰레기와 오물이 널려있었고, 개똥이 사방천지에 깔려있어 악취가 심했던 것. A씨는 “세입자가 방 문을 걸어 잠그고 5개월 동안 ‘오늘 입금할게요’라는 도피성 문자만 보내며 월세와 공과금을 미납했다. 이 때문에 가스가 끊기고 보일러가 동파해 누수가 발생했는데, 아래층 천장까지 내려앉았다”라며 “상황이 심각한 걸 인지했는지 세입자가 모든 짐을 놓고 옷만 가지고 야반도주했다”고 전했다.

[땅집고] 집주인 A씨가 세입자 B씨의 방에 허락 없이 진입하거나 짐을 옮겼다가는 주거침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A씨가 집주인이긴 하지만, B씨와 임대차계약을 맺은 이상 함부로 해당 주택에 들어갈 수 없으며 강제로 짐을 뺄 수도 없다는 것.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됐는데도 퇴거하지 않는 경우, 집주인이 해당 주택에 들어가면 현행법상 주거침입죄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년 밀린 월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의 집에 사전 통보 없이 들어가 출입문 잠금장치를 없앤 집주인에게 주거침입죄 등을 적용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A씨 역시 경찰로부터 ‘아무리 집주인이지만 세입자가 입주한 이상 집에 들어갈 수 없으며, 집을 뺄 수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악취 때문에 주변까지 피해가 가는 상황이라 빠르게 소송해야 하는데, 민사 소송하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린다고 해소 돌아버릴 것 같다”며 “세입자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맨날 친구들과 술 처먹는 사진으로 바꾸면서 내 전화번호를 차단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A씨 사례처럼 문제 있는 세입자가 집을 비워주지 않는 경우,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해 세입자가 스스로 퇴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며 “이후에도 세입자가 방을 빼지 않는다면 명도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종 특정 판결 내용이 확대 적용돼 현실에서 황당하거나 상식을 벗어난 일이 벌어지곤 하는데, 이번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기준으로 정식 재판이 진행되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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