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3년 전만 해도 빈 방이 정말 많았습니다. 인근 산업단지 입주기업에 입사하던 주변 학교 졸업생들도 일자리를 찾아 줄줄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났죠. 집값도 무섭게 떨어졌고, 찾는 사람이 없어서 유령도시가 될 판이었습니다.” (구미산업단지 기업인 C씨)
지난해까지 4년 가까이 폭락하던 경북 구미시 부동산 시장이 완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이 잇따라 신규 투자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미시는 전국 집값이 강세를 보이던 지난 6~7년간 침체기를 겪었다. 2018년부터 삼성과 LG를 비롯한 대기업이 사업장을 수도권이나 해외로 옮겼고, 하청업체까지 덩달아 이전하거나 폐업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출 위축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구미 국가산업단지 근로자는 2015년 10만2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에는 8만2000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4년 325억달러 수준이던 수출액도 같은 기간동안 233억~283억달러로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도 찬바람이 불었다. 일자리가 줄자 2016년 말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4년여 만에 1만명이 줄었다. 집을 사려는 수요자도 줄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미분양 주택이 늘었다. 실제 구미시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 대구·경북 부동산 침체에도 구미만 나홀로 호황
하지만 최근 구미시 부동산 시장은 불황이 언제였냐는 듯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구미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100을 넘어선 뒤 꾸준히 올라 11월 기준 105.6을 기록했다. 경북 평균인 103.5보다 높다. 전세가격지수도 올해 초 97 수준에서 지난달 107 수준으로 올랐다.
주택 실거래 가격도 상승세다. 구미시 옥계동 구미옥계중흥S클래스에듀힐스 전용 84㎡는 지난달 10일 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2016년 2월 입주 후 지난해 중순까지 2억5000만~3억원대에 머물렀던 곳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인근 ‘우미린센트럴파크’ 전용 84㎡ 는 지난 1월 3억5000만원에서 거래됐는데 지난 9월에는 9000만원 오른 4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최근 분양 시장도 활기를 찾았다. 대우건설이 작년 11월 분양한 ‘구미 푸르지오 엘리포레시티’는 평균 청약 경쟁률 4.03대 1로 1순위에 청약을 마감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달 구미시에서 분양했던 ‘구미 인동 하늘채 디어반’은 1순위 모집에 평균 25.9대 1을 기록하면서 완판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구미시 부동산이 완전히 살아났다. 대구에서는 미분양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데, 구미시는 지금이 분양적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지방 집값이 하향 조정세에 들어갔지만 구미시는 예외다. 대구·경북권은 작년 10~11월 주택매매가격이 0.26% 올라 3분기(0.36%)에 비해 상승 폭이 축소됐다. 특히 대구는 3분기 0.25%에서 10~11월 0.04%로 상승폭이 급감했고, 미분양도 증가했다. 반면 구미시는 10~11월 1% 가량 매매가격이 올랐다. 올해 하반기는 구미시가 경북 전체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 일자리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살아나
구미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것은 일자리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 5개월 간 일자리가 1%(8500여명) 가량 늘고, 수출도 296억달러 수준으로 올라왔다. 앞으로 구미시 경기는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속칭 ‘구미형 일자리’로 불리는 2차전지 양극재 구미공장을 지난 11일 착공했다. 투자규모만 5000억원에 달하고, 직간접 고용인원이 8000명이 넘는다.
시설 노후화 등의 문제로 떠났던 기업들도 돌아오고 있다. 산업단지 재생사업의 효과다. 산업단지 재생사업은 산업화시기에 조성된 산업단지 내 시설과 구조를 현대화해 기능을 되살리는 사업으로 구미시에서는 1산단이 2020년 대상지로 선정됐다. 구미시는 SK실트론, 코오롱인더스트리, KEC 등 17개 기업에서 1조6000억원의 투자유치도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가 늘어 집값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특히 구미시 같은 지방도시는 일자리에 따라 집값이 움직이는 폭이 수도권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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