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형건설사 G건설이 경북 김천에 지은 한 아파트에서 화장실 타일이 떨어지고 벽이 갈라져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입주민들은 “G건설이 하자보수기간이 지났다면서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아파트는 2019년 3월 입주했다.

최근 이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벽에 잠잘 때 화장실에 요란한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욕실 마감재가 떨어져나와 시멘트 골조가 훤히 보였다”는 등 화장실 타일 깨짐 현상을 겪고 불안함을 토로하는 민원 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전체 가구의 3분의1 수준인 약 300가구가 화장실 타일 깨짐 관련 하자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입주민들은 2019년 겨울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며 입주자대표회의는 물론 개별적으로 G건설 남부 CS 에 하자보수를 신청했다. 그러나 남부 CS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처음 하자 접수 후 10개월이 지나서야 일부 세대 화장실을 고쳐줬다.

입주민들은 이마저도 땜질식 처방에 불과했다고 주장한다. 타일이 갈라진 곳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원래 타일과 전혀 다른 타일을 붙였다는 것. 한 입주민은 “입주민이 느낀 불안함에 비해 건설사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화가 났다”면서 “하자 보수 이후에도 똑같이 타일이 갈라지거나 떨어지기를 반복해 화장실을 아예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세대도 더러 있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그 사이 하자보증 기간인 만 2년이 흘렀다는 것. 입주민들은 욕실 타일 갈라짐과 추락 현상이 매년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 하자보증기간 연장과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우리는 다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화장실 부분 재시공을 원한다. 국내 최고 건설사답게 타당한 요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G건설 측은 "그동안 즉각 조치해 왔고, 향후 하자가 발생하면 적극 조치할 것”이라며 “하자보증 연장은 불가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현행 하자보수 규정에 따르면 미장이나 도배, 타일을 포함한 마감공사의 담보책임 기간은 최장 2년이다. 주민들이 계속 하자 보수를 요청해도 건설사가 늑장을 부리면서 소극적으로 하자 수리를 미루면 보증기간 2년을 넘기게 되고, 구제받기가 어렵다. 다만 G건설은 “법적인 하자보증 기간과 관계없이 타일 등 시공상 하자보수는 이후에라도 적극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네티즌들은 이른바 ‘명품 아파트’로 대표되는 G건설의 대응 방식에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아파트는 뚝딱 짓는데, 화장실 타일 보수는 참 어렵다” “현산 다음은 G건설인가? 제발 건설사들 똑바로 좀 해라. 분양할때만 고객님이고, 계약하고 나면 왜 꼭 이런식으로 하는 건지” “부천에 있는 옥길자이도 입주 3년째인데, 화장실과 주방 타일에 계속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름만 명품으로 군림하지 말고 품질로 인정받는 자이가 되길” “이래도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 처분… 이러니까 대충 시간 때우지. 법이 다 이런식이다.” 등이다.

G건설 관계자는 "2019년 말부터 정식 보수를 진행했지만, 3년 여 전에 준공한 단지인 만큼 화장실 내부에 사용된 타일을 별도 제작해야해 수급이 늦어져 보수 일정이 지연됐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문제가 큰 세대를 중심으로 테이핑 등 임시 하자보수를 진행 중이다. 내달 중으로 타일 수급이 원활해진다면 신속하게 조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당사 아파트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얘기는 경쟁사들이 퍼뜨린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