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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추하다"…단지명에 '목동' 욱여넣으려다 퇴짜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01.13 11:17

[땅집고]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문주에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이라는 단지명이 달려 있다. /다음 로드뷰


[땅집고]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지명에 ‘목동’을 넣기 위해 양천구청과 법정 다툼을 벌이다 최근 패소했다. 최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아파트 개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판결이다.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1-4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지은 아파트로 최고 20층, 11개동, 930가구 규모다.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역세권 입지다. 지난해 10월 이 단지 34평(전용 84㎡)이 12억1000만원 최고가에 팔린 후 호가가 14억원까지 올라 있다.

[땅집고] 2020년 초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엘리베이터에 붙었던 아파트 변경명칭 제안서. 입주민들은 새 단지명으로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목동 스카이 롯데캐슬' 등 의견을 제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입주민들은 2020년 말 양천구청에 단지명을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 바꾸기 위한 명칭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아파트가 분명 신월동에 있는데 명문학군을 끼고 있어 집값이 더 비싼 인근 ‘목동’ 지역명을 활용해 새 이름을 짓겠다는 것. 단지에서 목동 신시가지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하철 5호선 목동역·오목교역까지는 버스로 20~30분 정도 거리다.

당시 이 단지 엘리베이터에 붙은 ‘아파트 명칭변경 제안서’ 설문지에 입주민들이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목동 스카이 롯데캐슬’ 등을 제시했는데, 이 설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온라인에선 “목동도 아니면서 웬 목동?”이냐는 얘기도 나왔다. 설문지에는 “그냥 삽시다”라는 의견도 달렸다.

실제로 최근 전국 아파트 곳곳에서 행정구역을 무시하고 단지명에 강남·목동·판교 등 ‘상급지’ 지역명을 포함해 개명 신청하는 일이 적지 않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입지가 좋다고 꼽히는 지역을 아파트 이름에 넣을 경우, 단지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집값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주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롯데캐슬'과 목동까지는 걸어서 40~50분, 버스로 20~30분 정도 걸려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네이버 지도


하지만 양천구청은 “아파트가 신월동에 있는데 단지명을 목동으로 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입주민들이 낸 명칭 변경 신청을 반려했다. 구청 처분에 분노한 입주민들은 “양천구청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지난해 2월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양천구에서 신월동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위브’와 신정동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 등 신축 단지들이 행정구역이 목동도 아니어도 단지명에 ‘목동’을 넣은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일부 주민들은 주장한다.

‘아파트 개명’에 대한 입주민과 구청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가 양천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단지가 목동과 멀리 떨어져있으며, 행정구역이 명확하게 구분되는데도 구청이(다른 행정구역 명칭을 담은 새아파트 이름을) 사용승인할 경우 일반인들 인식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결했다.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한번 판결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은 양천구청으로부터 아파트 개명 승인을 받지 않았는데도 문주에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이라는 문구를 달아두고 있는 상태다. 이번 판결 결과를 접한 네티즌들은 “사람들이 집값에 너무 예민해지다 보니 아파트 이름에 목숨 거는 천태만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건설사가 새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행정구역과 일치하지 않는 단지명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에게 혼란은 주기는 마찬가지인 만큼 여기에도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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