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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구역' 21개 중 최고 입지네"…근데 의외의 복병이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2.01.11 07:53 수정 2022.01.11 08:13

서울시가 지난 12월 28일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업 1차 후보지로 21곳을 선정했습니다. 후보지들은 새해 초부터 정비계획수립을 추진해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구역지정합니다. 정비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약 2만5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됩니다. 신속통합기획은 기존 재개발보다 3~5년 이상 사업기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수요자 관심이 쏠립니다. 땅집고가 1차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를 집중분석했습니다.

[신통기획 후보지 심층분석] ④ 용산구 청파2구역, 마포구 공덕동 a구역

[땅집고] 용산구 청파동 청파2구역과 마포구 공덕동 A구역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계를 맞대고 있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서울 용산구 청파2구역과 마포구 공덕동 a구역은 일명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위치해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으로 꼽힌다. 두 구역은 경계가 맞닿아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부지면적 16만6688㎡(청파2구역 8만3788㎡, 공덕동 a구역 8만2900㎡)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두 구역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넘어야할 산이 많다. 개발구역에 포함 안 된 북측지역 주민들이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 민원을 할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은 신안산선 정차역를 추가하기를 원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역·애오개역 확실한 역세권은 아니지만,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거리

청파2구역과 공덕동 a구역은 위치만 보면 이번 21개 신속통합구역 가운데 가장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확실한 역세권 지역은 아니다. 지도에서 보면 청파2구역에서 북쪽으로 500m 정도 가면 서울역이 있어 역세권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이 전철역이 아닌 철도역이라는 점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 ‘서울역’은 철도 서울역 역사를 가로질러 가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제법 멀다. 구역 내 입지에 따라 차라리 남쪽으로 800m 정도 아래에 있는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이 가까울 수도 있다. 공덕동 a구역은 서북쪽 800m 거리에 5호선 애오개역이 있다. 대로를 2번 이상 건너고, 사실상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구간이 있어 이 역시 역세권으로 보긴 힘들다.

[땅집고] 서울 용산구 청파2구역, 마포구 공덕동 A구역 위치도. /장귀용 기자


청파2구역은 초‧중‧고교가 단지와 바로 붙어 있다. 단지 남쪽에는 청파초등학교가, 북쪽에는 배문중, 배문고등학교가 있다. 숙명여자대학교도 450m 거리로 가깝다. 공덕동 a구역도 소의초등학교, 환일중‧환일고등학교 300m로 가깝다. 다만 왕복6차선 도로인 만리재로를 건너야하고 40m 높이의 구릉을 오르고 내려가야 해 나이가 어린 통학자녀 입장에서는 통학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땅집고] 용산구 청파2구역 내 주택가 모습. 골목마다 경사가 가파른 곳이 많다. /장귀용 기자


두 구역이 비탈에 형성된 마을이라는 것은 작은 단점이다. 두 구역은 만리재로에서 효창공원으로 이어지는 효창원로를 경계로 마주보고 있다. 효창원로는 최대 80m 높이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로 두 구역은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경사면을 따라 마을이 형성돼 있다. 평균 경사도가 14도가 넘는다. 경사도가 급한 축에 들지만, 시공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일조권 침해논란 있어…신안산선 정차역 추가 될지는 의문

건설 업계에선 청파2구역 북측에 미개발지가 남아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청파2구역은 단지가 고도가 높은 곳에 조성되는 탓에 북측으로 평지보다 더 길게 그늘이 지게 된다. 이는 1~3층 규모의 주택이 대부분인 단지 북측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의 일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일조권 사선제한에 의해 아파트 높이와 층수가 제한돼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

[땅집고] 마포구 공덕동 A구역 모습. /장귀용 기자


반면 공덕동 a구역은 일조권 사선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공덕동 a구역은 서계동에 속하는 일부 노후 주택가를 제외하면 단지 북측에 주택가가 없다. 서계동 주택가의 일조권 문제는 북측에 공원 등 기부채납 부지를 계획하면 해결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주민들은 신안산선 정차역(가칭 만리재역)이 추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유력한 위치는 효창원로와 만리재로가 연결되는 삼거리다. 신안산선은 안산~여의도를 연결하는 1단계 사업이 현재 공사 중이고, 여의도~서울역을 잇는 2단계 사업이 추진 중이다. 2단계 사업 노선이 공덕동 a구역 북측 만리재로 지하를 관통하기 때문에 역사(驛舍)만 추가로 설계·공사를 하면 된다는 것이 주택 소유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비용과 난이도가 문제다. 신안산선은 지하 40m 깊이의 대심도에 조성된다. 가장 낮은 20~30m 높이에 역사를 지어도 웬만한 아파트 높이만큼 땅을 깊게 파들어 가야 한다. 이 경우 공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공사비도 평지보다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해당 지역(마포구 갑) 노웅래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정차역 추가를 요청했지만, 공사비가 너무 과도하다”면서 “이후 국토부에서는 민자 사업자를 물색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어서 모든 진행이 멈춘 상태”라고 했다.

■ 시세차익 기대할 수 있지만, 입주까진 최소 10년

현재 청파2구역과 공덕동 a구역 내 재개발 입주권은 전용 59㎡ 아파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 대지 지분 11평 건물이 9억5000만원 정도에 나와 있다. 청파2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청파2구역과 공덕동 a구역은 지분쪼개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심하지 않은 데다, 인근에 고가 아파트가 많은 탓에 기대감이 높아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이 오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아무리 ‘신통기획’으로 사업 속도를 당기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빨라도 10년 정도 걸린다.

한편, 신축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단지들은 주택을 신축했을 경우 권리산정기준일(2021년 9월23일) 이후 새로 지은 주택을 취득했다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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