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역대급 불장’을 맞았던 전국 아파트 경매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작년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 경매시장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달아올랐지만, 서울 수도권 곳곳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경매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10일 내놓은 지난해 12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245건으로, 이 가운데 낙찰 건수는 531건(낙찰률 42.7%)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월 50%대를 유지하던 전국 아파트 낙찰률이 연중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전달인 11월(52.9%) 대비 10.2%포인트 하락했다.
전국의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같은 기간 104.2%에서 100.6%로 낮아졌다.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해 12월 5.1명으로 연중 가장 적었다.
서울의 경우 작년 12월 아파트 낙찰률(46.9%)이 전달(62.2%)보다 15.3%포인트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아파트 낙찰가율도 전달(107.9%) 대비 4.6%포인트 낮은 103.3%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119.9%)과 비교하면 16.6%포인트나 떨어졌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평균 응찰자 수도 3.4명으로 다른 달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높아진 대출 문턱 탓에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8∼10월 120%대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지만, 11월(111.9%)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12월(105.7%)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 또한 연중 최소인 4.7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아파트의 낙찰률은 지난해 12월 61.9%로, 전달(76.0%)보다 14.1%포인트 낮아진 가운데 낙찰가율은 109.9%로 전달 대비 소폭 상승하면서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6.9명)도 전달 대비 소폭 줄었지만, 다른 시·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지옥션은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곳을 중심으로 감정가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에 여전히 매수세가 유지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 5대 광역시(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 아파트 낙찰가율도 지난달 일제히 하락했다. 하락 폭이 가장 큰 지역은 울산(94.0%)으로 전달(108.2%) 대비 14.2%포인트 하락했다. 울산의 낙찰가율이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97.2%) 이후 5개월 만이다. 이 밖에 지방의 도 지역에서는 지난달 ▲강원(104.5%), ▲경북(99.3%), ▲경남(95.2%), ▲제주(92.6%), ▲충남(92.2%) 등에서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달 대비 하락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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